마감증후군때문인지, 

대체로 전시회 막바지에 쫒기듯 보러가는 경향이 있다. 

김환기 전시도 마지막날 봤다.



근데, 이번 전시는 소식들은 그 주말(5/15)에 바로 갔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전시회였기 때문 ~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중인

이재효 조각전







12년 전 W호텔 막 오픈했을때 가족과 함께 투숙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그의 작품을 처음 봤다. 


기발한데,

어려운척 하지 않으면서,

이쁨





시간이 흘러, 

오크밸리에서

작은 돌맹이들을 줄에 메단 작품을 봤는데,

역시 그의 작품이었고,  










4년 전, 제주도 글라스하우스에서

누구 작품인지 궁금해 유심히 들여다 본 

 작품 역시 그의 것이었고,  










타이페이 Grand HYATT에 투숙했을 때도, 

로비에 전시된 그의 작품을 봤다. 



최근엔 플라자호텔 2층에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났다.




단순히 그의 작품수가 많아져 

내 동선과 자꾸 겹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유독 그의 작품에 민감(?)하게 반응해 

눈에 더 많이 띄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오랫동안 기다려온 전시회라 

냉큼 다녀왔다.


와이프도 꼬셔서 데려갔다. 











와이프한테 이런거 시켜서 사진찍을려구 ~


더 ~ 더~ 더 ~ 더 크게 입 벌려봐 !

도너츠 먹는 컨셉 !0!








물론 이쁜짓 사진도 찍어주려 했는데,

와이프가 카메라가 낡아서인지, 

이 이상 더 예쁘게 찍히질 않는다. 







늘 눈으로만 보던 그의 작품을

도슨트 따라가며 

귀로도 감상했다. 







전시관 입구에서 부터 

압도적인 노가다 정신을 발휘하는 그의 작품


한쪽엔 나뭇잎, 

다른 한쪽엔 돌맹이들을 주렁주렁매달아 놓았다.

벽이면서도 벽같지 않은 느낌










그 안쪽엔 

뭔가 '우주'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또 다른 돌무리..








역시 노가다의 진수를 보여준다. 


돌멩이를 메달아 놓았을 뿐인데,

왜 이렇게 멋있지?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등장하는 나무공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나무를 소재로한 공모양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렸다. 








가까이에서 보면 나이테를 살린 또 다른 '미'가 있다.


그래서 이재효 작품을 제대로 보려면 두 번 봐야 한다. 

몇 발작 떨어져 보면, 전체 형태가 주는 아름다움이 있고,

가까이 들여다 보면, 소재 본연의 또 다른 디테일이 있다. 


.  








이 작품도 몇 발자국 떨어져 보는 느낌과









가까이서 들여다 보는 느낌이 다르다.

싸리나무를 촘촘히 엮어 만든 작품











이 형태만으로도 충분히 멋지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쇠파이프를 일일이 용접해 붙인

또 다른 노가다 미학이 보인다.












좀 더 극단적인 작품인데,

 

이 느낌과








 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화투를 보니, 

요즘 대작시비로 시끄러운 조영남씨가 생각나네 ~










멀리서 보면 공룡화석 혹은 버섯농장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이태리 장인이 끌로 한땀한땀 파낸 디테일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그의 최근작들을 보면 예전 작품들에 비해

더 세련되면서 촘촘해진 듯 한데,

환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겐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이건 샘플작품집이라고 해야 하나?

회화의 드로잉같은건데,

실제 작품을 만들기전 이렇게 샘플로 먼저 만들어 본다고 한다.

이재효 작가가 가장 소중히 여긴다는 도슨트의 설명 ~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못시리즈

을 숯처럼 태운 참나무에 못을 박고

그 못을 그라인더로 갈아 만든 작품인데,


못 시리즈역시 두 번 봐야 한다. 

멀리서 한번, 








가까이서 한 번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작년 전시회 기획때 부터 준비한 작품이라는데,

세련미의 정수를 보는 느낌이랄까?


집에 들여놓기엔 너무 크지만,

그래도 내 버킷리스트에 추가 ~








쇠못은 나중에 녹슬지 않을까요? 물어보니,

이재효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영구존재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소재와 주제를 자연에서 가져온 것 처럼

작품도 자연스럽게 늙어(?) 없어지는 것을 선호한다고 ~












작가의 손때 묻은 도구들을 모아 만든 작품..

어쩌면 작가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일지도? 











갑자기 군대시절 유격훈련이 생각나서 ~







작품외에도 

재미있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의 초창기 작업사진들 ~


초창기 15년 동안엔 작품을 한 점도 못팔아 손가락 빨면서 생활했는데,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W호텔 설계자인 아론 탄이 그의 작품을 알아봤고, 

그는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다.











이런 실험적 퍼포먼스도 했었군 ~










그의 작업실 사진


현재 약 10여명의 스텝들이 작업중인데,

인터뷰 기사를 보니, 

가능한 피카소만큼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지만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품들이라 한계가 있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작품수가 적어야 희소가치로 값이 올라갈 것 같지만,

미술시장에서도 유동성이 중요한 변수라, 작품 수가 많아야 팬덤이 형성된다.

피카소 같은 경우엔 수 만점에 이른다.

 








이건 사진자체로도 훌륭한 작품











이 작가 은근 개구진 면이 있다.


















기발한 작품들도 상당히 많다.

작품명을 붙인다면 토끼와 악어와 악어새 거북이




이재효씨 작품엔 제목이 없다.

르네 마그리트처럼 제목짓기 회의까지 할 정도로 제목에 공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제목을 부러 달지 않아 관람자의 감상을 미리 제한하지 않는게 요즘 트렌드


이재효씨도 자신의 작품에 제목이나 설명을 달지 않으며,

지나치게 현학적인 해석이나 평론도 싫어한다.

난 이 분의 이런 태도가 특히 마음에 든다.









주위에 굴러 다니는 폐품이나 사물들이

이재효 작가의 손 - 엄밀하게 말해 그의 머리를 거치면

이렇게 새로운 컨셉으로 재탄생하는데,

 그 이미지가 친숙하면서도 귀엽다.

이런 작품들에 굳이 어려운 이론이나 평론이 필요할까?








선풍기 보호망을 살짝 비틀면 뭉크의 절규 

실 바늘로 간결하면서도 절묘하게 표현한 말의 고통

커터칼 조각으로 만들어낸 특이한 패턴 



 







이건 심지어 행주수건를 접어 만든 물고기  



이 사람 눈에는 주위에 있는 모든 일상용품이

작품의 소재이자 주제로 보이나 보다.











이건 딱 보는 순간, 2013년 청주비엔날레에서 본 

케이트 맥콰이어 작품과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는데,










이게 케이트 맥콰이어의 작품,



부러 비교해 보면,

이재효씨 작품이 좀 더 직관적이면서 친숙한 느낌이랄까?

대체로 그의 모든 작품은 힘주지 않는다. 











한 쪽 벽면엔 그의 온갖 아이디어들이 몽땅 전시돼 있는데,












이건

나무공을 바다로 흘려 보낸 후, 어떤 나라에 도착하면 

그 나라에서 전시한 후 기증한다는 프로젝트 스케치...

언젠가 이루어 지려나? 











나도 작품의 일부가 되어 보기














작품 밀어서 아래에 있는 원형에 골인시켜보기

 (물론 흉내만 ~)










근래 들어 본 가장 재미있던 전시회


눈으로만 즐기는 감상이 아니라

한 판 잘~ 놀다간 느낌이랄까?










언젠가 

그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다시 소망해 본다.



근데 이 양반 작품 소장하려면

집이 넓어야 하는데

서울 땅값이 오죽이나 비싸야지 ~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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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mD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