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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 & Golf

자전거 4대강 종주 완료 - 금강길 / 군산 - 강경 - 대청댐 - 청주

by DamDong 2016. 8. 23.





지난 5월, 

금강종주를 끝으로 4대강 종주를 모두 마쳤다.


이로써 국토종주 + 4대강종주 + 제주도 일주까지 모두 마친셈.

예전 같았으면, 국토완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셈인데,

동해안 자전거길이 추가로 생기면서, 그랜드슬램이란 용어가 사라져 버렸다.

 



금강길은 군산 금강하구둑에서 대청댐인증센터까지 146Km로,

중간에 고개가 거의 없어 난이도는 쉬운 편 


난 대청댐에서 청주까지 24Km를 추가로 달려 총 170Km 라이딩.

자동차로 따로 출발한 가족을 청주에서 만나, 서울 올 때 함께 복귀하는 일정이다. 


  

첫 날 고속버스로 군산에 오후 5시 도착, 

42Km 라이딩 후 강경에서 일박 하는 일정으로 짰다.   

군산은 09년 친구들과 골프치러 온 후 7년만의 방문이다.







썰물로 갯벌이 고스란히 드러난 금강하구

저 멀리 금강갑문이 보인다. 










출발











무늬만 포장도로인 영산강길에 비해

금강길은 비단길 수준이다. 

  









다만, 이 날 측풍이 강해 

몇 번인가를 휘청거렸고,  










비예보 때문이었는지 자전거길에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어딘가 을씬년스러웠던 분위기










먹구름 잔뜩 끼었으나 해가 없어 

라이딩하기엔 오히려 쾌적한 날씨였다. 



 







두번째 인증센터가 있던

익산성당포구










 성당포구 근방 수 키로미터 구간을 이렇게 바람개비로 장식해 놓았다.

영산강길에 비해 이 곳 자전거길은 세심하게 관리된 느낌










저녁식사 장소였던 강경초입 황산옥 도착

생복탕으로 유명한 집이다.










황산옥에서 조금 더 가면 배모양의 젓갈박물관이 있고,

그 건너편에 소설가 박범신 문학비가 있다.


논산이 고향인 박범신 작가는 신춘문예 당선될 때 까지

 이 곳 강경읍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이청준, 이문열 작가와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인데,

수년 전 영화화된 '은교' 에 이어 최근 '고산자'도 영화화 된다고 한다.






자전거 타면 확실히 에너지소모가 많은 것 같다. 

저녁 먹었는데도 허기가 가시지 않아 추가로 찐빵을 사먹고,










예약해 놓은 숙소 입성..

구글지도상으로 매우 낡은 모텔이라 걱정했는데,

우려와 달리 깔끔하게 리노베이션된 상태 









복도엔 라이더들의 자전거가 그득하고,











방안 분위기는 L.O.V.E. 스러움 

난 사랑해줄 뇨인이 없으니

자전거와 동침을... ㅜㅠ













담 날 아침.


젓갈의 본산답게 강경은 온통 젓갈가게 천국이다. 

손바닥만한 읍내에 이런 가게가 무려 쉬흔 네곳으로 

국내 젓갈시장의 60%를 차지한단다.


사실, 쫍쪼름한 젓갈을 반찬삼아 아침을 먹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인지 문 연 식당이 없었다.


근데,

바닷가도 아닌 내륙 깊숙한 이 곳이 

왜 젓갈로 유명하지?



자료를 뒤적거려보니 강경이란 곳 대단한(?) 역사를 가졌더라 ~


시도 아닌 읍인 이 곳이,

한때, 

원산포(항)과 더불어 조선 2대 포구였고,

평양, 대구시장과 더불어 조선 3대 시장이었으며,

충청도에서 전기가 제일 먼저 들어온 곳이었고,

응팔 덕선이 아빠가 다니던 한일은행을 포함해,

 1910년대에 이미 은행 세개가 들어와 있었고,  

서울에서 강경으로 유학온 학생도 꽤 있었다더라 ~



 그래서인지,

무심코 스쳐갈 수도 있는 건물들이  

죄다 문화재인 동네








강경초등학교 강당으로 쓰이는 오른쪽 건물이 1937년산 











강경여중인데, 여기서 시작된 '은사의 날'이 

우리나라 스승의 날의 효시가 되었고, 










옛 남일당으로 불렸던 이 한약방 건물은 무려 1923년산

한때, 충청도 전라도를 합해 가장 큰 한약방이었다고 한다.










이 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단층 한옥 교회인 북옥감리교회

1923년산 이 건물도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등 

강경은 그야말로 근대역사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동네다.


마치 1920년대에서 시계가 멈춰진 곳이랄까?


한때 조선 핫플레이스였던 강경은,

철도의 발달로 포구의 중요성이 사라지면서 쇠퇴했고,

 쇠락해 가는 강경을 조금이라도 되살려 보고자 잡은 테마가

바로 '강경 젓갈 축제'였던 것


그러니까 강경 젓갈엔

옛 도시의 번성과 쇠락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셈이다.










이 곳은 금강과 강경천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옥녀봉


여기서 목욕하던 선녀가 옥황상제 호출로 급히 하늘로 오르다

옷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해 가슴을 드러내고, 

그 벌로 지상으로 쫒겨났다는데...

선녀와 나후끈 무꾼 이야기도 그렇고, 선녀는 늘 옷이 말썽이네...


사실, 선녀와 나무꾼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고루 퍼져있는 설화인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관음, 절도, 협박, 불법감금, 강제임신 등 

지금 기준으로 보면 온갖 비인권적 요소로 가득찬 범죄동화(?)다.



무튼,

선녀가 이런 고지대에서 목욕했을리는 없고,

아마도 금강이나 강경천에서 목욕하는 처자들을 

이 곳에서 훔쳐보지 않았을까 싶다.











강경을 떠나 다시 길을 나서는데,

뱀선생 출현


에그 무서라 !!








부여로 접어들어 백마강길이란 곳을 지나면











강건너 부여산성이 보인다.

부여산성이란 명칭보단 삼천궁녀 낙화암으로 더 유명한 곳 ~


무려 삼천명의 아리따운 처자가 뛰어 내렸다니, 참으로 애통한 일이지만,

역사적으로 삼천궁녀가 뛰어 내렸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고,

1941년 출간된 김유신이란 소설에서 처음 삼천궁녀 드립을 친 후

사실(?)화된 일종의 도시괴담이라고 하니 

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응?


예전에 고 최인호 작가의 잃어버린 왕국을 읽은 적 있는데,

의자왕을 패륜아로 묘사하는 왜곡된 시각과 거리를 두면서,

그나마 객관적으로 접근한 유일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시 길을 달려 조금만 더 가면,











부여인증센터,

전망대, 편의점, 전시시설까지 갖춰진 곳인데,










전망대 오르다 마주친 이 사람..

동해, 남해, 서해안을 무려 걸어서 종주후 고향 강원도로 복귀중이란다.

그것도 단 돈 몇 십만원으로 노숙하면서 ~


자전거길을 이용해 도보로 국토종주 하는 사람들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실제 보기는 처음이다.







잘(?)생긴 이 청년은 라이딩 동반자인데,

무려 철인3종경기 준비생

쫒아 가느라 죽는 줄 알았다.

-.-;





다시 길을 달려

별 볼 일 없는 공주보 인증센터에선

인증사진만 찍고







인근에 있는 동해원으로 향했다.

충청도에서 가장 유명한 짬뽕집이라는데, 줄이 장난 아니다.

대기시간 무려 한시간









라이더들에게 한 시간은 대략 25Km를 이동할 수 있는 거리지만,

우리가 뭐 경주하는 것도 아니고, 

동반자와 신나게 이바구떨면서 한 시간 채워줌  









그렇게 한시간 기다려 영접한 너 짬뽕님


맛은 있었다만 (워낙 허기졌으므로 뭔 들 맛 없었을까 ~)

한 시간 기다릴 만큼의 특별함은 없는 듯...








짬뽕의 힘으로 드뎌 세종시 입성











학나래교 라는 다리 아래 자전거길인데,

이런 멋진 자전거길은 아마 대한민국에만 있을 듯










학나래교에서 바라본 전경도 일품이다.

역시 계획도시답다.










특이하게도 세종보는 두 군데가 있다. 

학나래교 바로 아래 하나,

학나래교와 한두리대교 사이 자전거길애 또 하나가 있다.









여기서 처음으로 파워젤이란걸 먹어봄

동반자가 줘서 먹어 봤는데, 

가격듣고 놀랐다.

카페인 첨가한 설탕물이 이렇게 비싸다니 @@~







근데 정말 약빨이 있었는지,

아니면 기분탓이었는지,

이후 대청댐 마지막 업힐까지 쉬지 않고 한방에 달려감









4대강 종주 기념으로 자전거 번쩍든 포즈를 취해 보라는데,

약빨이 떨어졌는지 기진맥진한터라 그냥 얌전히 찍음.










이후 구룡산 고갯길을 오르는 고난의 페달질끝에

마침내 청주 도착

둘째 날 이동거리 150Km




청주에 미리 도착해 있던 와이프가 쯧쯧거린다.

그냥 차로 편하게 오지 뭐하러 그리 힘들게 오냐고...




그러게?


난,

왜,

 그렇게,

 힘들게,

 갔을까?


@@ ~


 4대강 종주 끝.




동해안길이 남긴 했는데,

이제 자전거길 그만 좀 만들어라

힘들어 죽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