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 캠핑카 터키여행

터키 캠핑카 여행 1 일차 - 카파도키아 괴뢰메 동굴호텔 승마투어 그리고 사고

by DamDong 2014. 9. 11.







8년만에 다시 찾은 이스탄불..










전날 밤늦게 인천공항을 출발, 이른 아침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여행/출장다니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서쪽으로의 비행이 시차적응에 유리하다.

그래서 젊었을땐 험한 곳을 여행하고, 나이들면 편한 곳을 여행하라는 말과 함께,

젊었을때 시차적응이 힘든 동쪽으로, 나이들어 힘빠지면 서쪽으로 여행하란 말도 있다는..














첫 목적지 괴뢰메가 있는 카파도키아행 국내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트랩을 오르는 첫째 아들  님...


정말 힘들게(?) 모신 이번 여행의 VVIP 님이시다.

방학을 친구들과 찰지게 놀겠다고 다짐한 넘을 협박반 애걸반으로 끌고왔는데, 

한창 또래그룹에 꽂히는 시기이긴 하지만 (나도 그 나이때 그랬던 것 같다) 

여행내내, '부모 잘못 만나 이 험한 곳까지 끌려 왔다'는 태도를 버리지 않아서... 정말 몇 번을 쥐어박고 싶었던... 

(차라리 한국에 남겨놓고 빡시게 학원 뺑뺑이 돌릴걸 그랬나? )


중딩은 끌고라도 다니지... 고딩되면 가족여행 쫑이란 학부형 선배들의 덕담(?)이 그나마 위안이라고나 할까? 










하늘에서 내려다본 보스포러스 대교...

왼쪽이 유럽, 건너편은 아시아 

그러니까 여기는 마을버스 타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출퇴근 하는 나라..


중국이나 미국처럼 큰 나라는 아니지만, 

터키도 은근 스케일 있다는 인상을 받곤 하는데,

터키의 스케일은 단순한 크기에서 오는게 아니라, 두 대륙을 품은 역사와 지정학적 위치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다. 









하늘에서 바라본 카파도키아는, 

이런 나라가 어떻게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척박해 보였는데,

터키의 농산물 산지는 지중해와 면해있는 남쪽지방이며, 

터키야 말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 할 정도로 농산물이 풍부하다고 한다.


참고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약속의 땅 가나안은 실제로는 황무지인데, 

젖과 꿀이 흐른다는 의미를 해석해 보면, 목축업을 하는 땅이란 뜻이고, 이는 다름아닌 농사짖기 힘든 황무지라는 분석도 있다.  

갑자기 구약성서가 떠오른 이유는, 구약성서 배경중 상당부분이 지금의 터키땅이기 때문..


 














아무튼, 시골 버스터미널같은 네브쉐히르 공항에 도착후,

픽업버스에 올라 괴뢰메로 이동 ~














땅에서 본 카파도키아의 첫인상은...

미국 서부 브라이스캐년과 호주 후두지역을 버무려 놓은 느낌이랄까?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화산분진 지역이라 아래쪽이 먼저 깍여나간 버섯 바위들이 많고, 바위 경도가 약해 사람들이 만든 동굴들이 많다.

스타워즈 촬영장소라는건 꽤 알려진 이야기고, 비공식적으로 만화 스머프의 배경도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는 썰이 있음


무수히 많은 동굴들은 옛 기독교인들 (혹은 비잔틴사람들)이 핍박받던 시절 숨어 살던 곳으로 

이후, 오랫동안 실제 주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쓰이다가, 지금은 대부분 관광자원이나 숙박시설로 전환 중... 


'괴뢰메'란 지명은 원래 '볼 수 없는 곳(그래서 숨어살기 좋은)' 이란 뜻인데,

지금은 전 세계에 노출된 유명 관광지가 됐으니, 

모든 것을 바꿔 버리는 세월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 












우리의 첫 숙박지 Traveler's Cave Hotel 도 이런 동굴호텔 중 하나로,


 













다른 동굴호텔 대비 비교적 규모가 크고,















언덕 위에 있어 위아래로 전망이 좋다.

카파도키아에선 열기구 때문에 올려다 보는 전망도 나름 중요하다. 














동굴호텔 특성상 발코니가 없기 때문에, 

호텔 곳곳의 짜투리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센스 ~

 













오전에 도착해 방이 준비되지 않아,

점심식사도 할 겸 괴뢰메 다운타운(?)을 먼저 둘러 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괴뢰메 중심가까지는 걸어서 10분...  

우리나라 '리'와 '읍' 중간쯤 크기랄까?  20분이면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는 아담사이즈 시골 마을인데, 

먼 타국 이슬람 마을임에도 왠지 크게 낮설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다. 

(배경으로 깔린 글로벌 브랜드의 힘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 봄...)    












어쩌면 신라면 브랜드파워 때문일지도...?


아무튼 작은 마을이지만, '우리집'이란 한국식당 외에

이런 분식집도 있는걸 보면, 카파도키아에선 한국관광객이 나름 주류로(적어도 양적으론) 자리잡은 듯 ~












호텔과 가장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즉석에서 화덕에 피데(터키식 피자)를 만들어 주는데,














화덕 안에 진짜 장작이 있다.  그래서 터키 화덕은 모두 장작을 쓰는 줄 알았는데, 

이스탄불같은 대도시에선 겉모양은 똑같은 화덕이라도 안쪽을 들여다 보면 가스불인 경우가 많다.














음식 기다리는 동안, 

동물매니아 둘째 넘은 식당 앞 고양이와 노는 중 ~














우리가 주문한 세가지 요리,

괴프테(고기완자 + 밥), 새우샐러드, 그리고 소세지 피데

괴프테는 맛있었고, 나머지 음식맛은 무난한 편..


프랑스요리, 중국요리와 함께 터키요리가 세계 3대 요리란 말이 있던데,

미식가가 아니라 그 정도까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터키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한국인에게도 무난한 음식맛이 아닐까 싶다.










호텔로 돌아와 배정받은 8호실 동굴 ..

와이프님은 안쪽 침대 여왕모드, 난 출입구쪽 침대 마당쇠모드














출입구 옆에 창문과 소파가 있는데,

벽난로는 폼이 아니라 겨울에 실제 사용한다고 ~ 


에어컨이 있어도 거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상당히 시원한 편인데,  

동굴호텔의 특성상 채광과 환기는 어쩔 수 없다.   그나마 건조한 지역이라 크게 문제되지 않는 수준이랄까?











화장실은 나름 분위기 있는 수준이나...

살짝 부실시공(?)의 흔적도...














객실문을 나서면 이런 소경..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휴식공간 ~















첫 날 일정은 늦은 오후 승마투어만 있어,

호텔을 둘러 보며 시간을 보냈다. 














여우같은 와이프는 이메일 챙기시고...















토끼같은 자식들은 진짜 토끼들을 챙긴다...















이 호텔은 마당에 토끼들을 방목하는데, 어마무시한 토끼 번식력을 어떻게 처리할까  궁금....

혹시 점심때 먹은 고기완자가 토끼고기는 아니겠지?    














승마투어 픽업을 기다리는데, 터키타임 기본이라는 15분은 고사하고, 약속시간 45분이 지나서야 픽업차량 도착.  

그것도 예약사인 리얼터키에 확인전화 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펑크날 뻔 했다.   

터키에서는 매사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듯 ~



  










괴뢰메 인근 승마목장(AKHAL TEKE Horse Riding)에 도착...















약 두시간 코스의 승마를 위해 차례대로 말에 올라탐.. 

노래방 마이크에 쒸우는 것 같은 일회용 헝겊데기를 먼저 쓰고 승마모를 착용한다.














나 ... 백마 탄 왕자 아저씨.. -.-;


캐나다 재스퍼에서 승마투어 했을땐, 안전을 이유로 카메라 휴대를 금지시켰는데, 여긴 그런 금지규정은 없더라 ~

 












탑승자는 우리 가족과

맨 앞에 선두조교 한명, 그리고 맨뒤에 여성조교가 또 한 명 배치되어 출발 ~~~~


근데 말들이 이상해 ~~

배가 고픈건지 앞으로 안가고 자꾸 길옆에 있는 풀만 뜯어서 진행속도가 상당히 더뎠다.

캐나다 재스퍼에서 탔던 말들에 비해 훈련이 덜 된 듯한 느낌..










게다가 자동차 도로를 건너가는 코스...

오가는 차량이 별로 없긴 했지만, 

말을 타고 자동차도로를 횡단하는 코스는 안전상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언덕위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코스인데,

예약당시 안내에는 로즈밸리라고 했으나, 아무리 봐도 인터넷에서 찾아본 로즈밸리와는 달라 보인다.
















문제는... 길 옆 고압 송전탑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풍경이 부자연스럽고, 카메라 프레임 안에서 송전탑과 고압선이 계속 걸리적 거린다...,

리얼터키 직원은 이 곳도 로즈밸리라고 하는데, 송전탑 가득한 로즈밸리는 금시초문이다.

진짜 로즈밸리라면 왜 관광객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 걸까?







그리고, 

이 송전탑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언덕을 올라, 고압전송로 바로 밑에 도착했을 때,

둘째가 탄 말이 펄쩍 뛰면서 방향을 휙~ 틀었고,  

둘째는 말이 회전하는 반대방향으로 몸이 휙~꺽였다.

평소 운동신경이 뛰어난 둘째 녀석, 천만다행으로 낙마하지 않고 간신히 균형을 잡았는데,  



이번엔 와이프가 탄 말이 펄쩍 뛰었다.

둘째가 탔던 말보다 더 거칠게 ~ 









 인터넷에서 비슷한 이미지를 찾았는데, 대략 이런 상황... 







와이프는 그대로 말에서 떨어졌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거의 한달이 지난 지금도 

날뛰던 말들과 낙마하던 와이프 모습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머리속을 훑고 지나가는데,

그 짧은 찰라의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더라..



말에서 떨어져 죽는 경우도 있다던데, 설마, 와이프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

생명에 지장이 없더라도 행여나 반신불수되면?

반신불수가 아니더라도 뼈가 부러졌다면?

이 터키 시골에서 어느 병원으로 가야하나?

병원가면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지?

한국으로는 어떻게 후송하지?


아~ 여행 첫날인데, 어찌 이런 일이...












조교들도 깜짝 놀라 급히 달려왔는데, 

낙마한 와이프가 몸을 일으키려 애쓰는 모습이 얼마나 반갑고도(살았네~) 안쓰러워 보이던지(왜 못 일어나지?)

나도 말에서 내리려 했는데, 가만히 있으라는 조교의 제지에, 놀란 아이들 진정시키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었다  ㅜㅠ 













와이프 말에 의하면, 일어나는 건 고사하고, 제대로 숨도 쉴 수 없었단다. 

호흡곤란 증세는 조금씩 완화되면서 며칠간 지속됐는데, 아마도 낙마하면서 폐 뒷쪽 근육까지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 듯 하다.  














결국, 근처에 있던 차량을 긴급 수배해 와이프를 인근병원 응급실로 후송시킴...















조교말로는 예민한 말들이 전송탑에서 발생하는 소리에 놀란것 같다는데, 

실제 송전탑에선 웅웅거리는 소리와 ~틱틱 스파크 튀는 소리가 계속 나고 있었다.


말이 예민하다면 당연히 이런 코스로 오지 말았어야지 -.-;  

예약대행을 맡은 리얼터키 담당직원은 과연 이 코스를 실제로 체험해 보고 계약한 것일까?

현장에 직접 와봤다면 송전탑 가득한 이 지역을 로즈밸리라고 계속 우길 수 있을까?












해는 저물고

머리속은 온갖 불길한 생각들로 복잡한 가운데,

목장으로 복귀했다.


선두조교가 큰 아이 말 고삐를 잡고

후미조교는 아예 내려서 자기 말과 둘째 아이 말 고삐를 잡고 복귀










빠른 복귀를 위해 원래 코스를 벗어났는지, 어떤 동네를 말탄채 통과하는데, 

동네주민들과 지나가는 차량들이 우리를 신기한 듯 구경 ~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와이프와 목장에서 합류했는데...

엑스레이는 커녕 침대 하나 달랑 있는 응급실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아, 근육이완제와 진통제 주사를 맞고 왔단다. 


일단 호텔로 복귀 ~











돌아오는길, 동행한 조교들이 약국에 들려 처방전에 따라 약품을 구매해 줬다.

와이프도 호흡이 거의 돌아왔고, 진통제 덕분인지 느리지만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됐다. 


지금이야,

애마부인이 아니라 낙마부인이라고,

말이 당신 몸무게에 놀라 신경질낸거라고 놀려대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식당도 들를 겸, 걷기상태도 확인할 겸 호텔근처에 내려 천천히 이동하는데, 

골목을 돌때 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괴뢰메의 봉우리들이 참 이쁘다.

허리 아프다고 절뚝거리는 와이프 눈에도 이런 풍경들이 보였는지는 모르지만 ~ 













아래에서 올려다본 우리 호텔도 멋지고,  















호텔에서 내려다보는 소담스런 야경도 아름다웠지만,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던 와이프에겐 '괴뢰메'가 '괴로워'로 각인됐을 수도.. 





호텔에 도착해 확인해 보니, 

와이프 엉덩이에 지독한 피멍이 들었는데,

과연 다음 날 일정을 무사히 소화할 수 있을런지...

걱정반 기대반으로 터키에서의 첫 밤을 맞았다.







- P. S. -  

리얼터키측에선 사과와 함께 승마프로그램 개선을 위해 협의중이라는 연락을 전해왔다. 

계약전 리얼터키 담당자가 코스를 직접 체크했지만, 내 블로그 사진을 보고 우리가 갔던 장소가 로즈밸리가 아니었다는 점도 확인해 줬다.

현지 업체들이 한국여행객들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승마비용도 환불해 줬다.  


이 부분에 대해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했지만,   

결국 계획했던 로즈밸리를 못봤고, 

와이프는 이후 일주일 동안 진통제로 버티며 여행했던 걸 생각하면 여전히 씁쓸하다.    

 






 

■ 여행메모 Day 1


도시

주요 활동

세부내역(주소/전화번호)

Istanbul

 국제선 도착

o 05:45

국내선 출발

o 07:05(TK2006)

Nevsehir

국내선 도착

o 08:20

o (Real Turkey) Pick up

  90-535-554-7169 / 90-538-042-3347

Goreme

호텔 체크인

o Travellers Cave Hotel : 234 for 2 nights incl. extra bed

  (early bird 10% D/C from 260)

Aydinli Mahallesi Gorceli Sokak No:7
Goreme-Nevsehir, Turkey
hotel@travellerscave.com
tel +903842712780 / fax +903842712781

점심 식사

 Cappadocia Pide House

승마투어

AKHAL TEKE Horse Riding  Center

   (예약 : Real Turkey) 16:50 ~ 17:00, 호텔 앞 Pick up

   승마투어 2시간 : 40 € X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