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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캠핑카 터키여행

터키 캠핑카여행 12일차 - 카쉬(KAS) 그리스 카스텔로리조 섬 (Kastellorizo, AKA 메이스섬 Meis 섬)

by DamDong 2015. 2. 9.










80~90년대 쇠락한 이태리영화를 잠시 빤짝이게 했던 영화가 세편 있는데,

가장 유명한  영화가 '시네마천국',

그 다음 '인생은 아름다워', 

그리고 또 다른 하나가 '지중해 (Mediterraneo)'다.

세 영화 모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 지중해는 2차대전중 외떨어진 그리스섬에 상륙한 이태리 군인들이 전쟁을 잊고 현지 주민들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로

메이스(Meis  혹은 Megisti) 라 불리는 조그만 그리스섬에서 촬영되었는데,

그 섬이 카쉬 바로 앞에 있는 카스텔로리조(Kastellorizo) 섬이다.


이 섬은 분명 그리스령이면서도 아테네에서 무려 570Km나 떨어져 있는데 반해, 터키 카쉬에선 겨우 2Km 떨어져 있다.

그리스,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거쳐 한동안 이태리령이었다가, 2차대전중 영국연합군이 점령했고, 1947년 파리평화조약때 그리스로 넘겨버렸다. 

한때 독일군 상륙을 두려워해 주민들이 섬을 떠난적도 있어, 섬의 역사가 실제 영화스토리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터키 입장에선 자기 영토 코앞에 앙숙 그리스땅이 똭~ 버티고 있으니 참 기분나쁜 섬인데,

유럽입장에선 옛 오스만제국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았던 흑역사가 있어, 

그리스를 독립시켜 주면서 터키 견제용으로 터키 앞바다 대부분의 섬들을 그리스에 넘겨준 것 ~


만약 그리스가 EU에서 탈퇴하고 터키와 그리스가 다시 한판 붙는다면,

아마도 이 섬이 첫 격전지가 될 확률이 높다.  











처음 터키여행계획 짤때 이곳을 염두에 두진 않았지만,

카쉬 코앞에 있는 이 곳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아침 10시 카쉬항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탔다. 국경을 넘는 것이므로 여권필참이다.      












페리로 30여분 걸려 도착한 카스텔로리조섬의 첫 인상은..


예쁘다.













영화속 바로 그 배경..















배경은 똑같은데, 영화속 모델과는 차이가 좀(?) 난다. 















어선에 달린 그리스국기가 이 곳이 그리스땅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형적인 어촌형 섬이었지만, 지중해 영화 이후 유명세를 타서 지금은 관광이 주업이 되었다고....

사진속 언덕위 송신탑은 모두 군사시설이고, 섬에 군인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스입장에선 백령도같은 섬일테니...












섬 구석구석 들여다 보기..

온통 흰색으로 칠해진 계단 분위기가 특이하다.














그리스정교회 성당같은데, 꽤 낡아 보인다. 

깨끗하고 예쁜 항구쪽 건물들과 달리 뒤쪽 건물들은 관리가 거의 안되어 있는 듯 ~


 












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언덕에 오르다 중간에 휴식..

항구모양이 꼭 한반도 처럼 생겼다. 


오른쪽 아래편 건물들 지붕을 보면 구멍이 송송 뚤려 있는데,

한때 만명에 육박했던 인구가 지금은 490여명(2011년 기준)으로 줄어 방치된 빈 집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올라가는데 대략 20~30분 걸리는데,

나름 뷰는 근사하다.














언덕 꼭대기에서 바라본 항구..

바다건너 멀리 보이는 땅이 터키다. 
























그리스는 터키와 이웃하고 있으면서도 그 칼라가 참 다르다.   

터키에서는 보기 힘든 색감들..














옛날 서울에도 많이 돌아 다녔던 삼륜차의 추억 ~















클래식 BMW 바이크도 있고..















등산(?)을 했더니 허기져서 언덕에서 내려오자 마자 식당부터 찾았다. 










영화속에선 이랬던 곳 ~















아.. 경치 좋다 ~















식당 뒤쪽으로 가보니, 아저씨가 열심히 요리를 준비중 

그리스라 그런지 메뉴중 해산물 종류가 많은데...

 













맛은... 그다지..

가격은... 바가지(?)

그리스경제 사실상 디폴트상태라 물가저렴하리라 예상했는데, 완전 빗나감..

 












물고기들에게 빵조각 던져 주고 있는데,

식당주인 왈, "5분 후에 커다란 거북이가 지나갈 겁니다."


5분후 정말 왕거북이 한마리가 지나갔다.

거북이가 시계보는 것도 아닐텐데.. 도데체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생선찌꺼기를 던져주면 멀리서 냄새를 맡고 찾아 온다고 ~










지중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는데, 

바로 "도피" 다..

전쟁, 현실, 다른 모든 것들로 부터의 도피.. 



영화 소개에 이런 구절도 있다. 



 모든 도피자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For those who "dedicated to all those who are running away."

                 - Henry Laborit, from <Mediterano>









섬을 둘러보면 현실속 또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감독도 배우도 스토리도 없지만, 















'도피'라는 똑같은 주제를 가진 영화..















영화뿐만 아니라 광고도 한편 떠오른다.















블루 & 흰색 스트라이프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며 마시던 

포카리스웨트 

산토리니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이 유명한 광고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아무튼 딱 이런 분위기였던 광고..












내 머리속은 광고속 샬랄라한 포카리스웨트 소녀를 그리고 있는데,

현실속 아줌마 와이프님은 허름한 뒷골목에서 화끈하게 레드불..

역시, 광고와 현실은 다르군 ~ 























나 왔다 감 인증





















































이 곳에서 좀 더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오후 4시 배가 돌아가는 시간이다.














카쉬로 돌아와 여행사에서 여권을 돌려 받은 후 

기념품 쇼핑을 했다.














이 녀석들은 여전히 장난질인데,

무슨 내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보나마나 또 동생의 사탕발림에 큰 넘이 넘어갔을 듯 ~














그리스령 카스텔리조섬이 우아한 맛이 있다면,

터키 카쉬는 아기자기 하고 활력이 있다. 
























기념품 가게 할아버지 가슴 털 슝슝 ~~~ @@















모든 일정을 마치고 캠핑장으로 복귀했는데,

캠핑장 앞바다에 터키 군함이 똭 ~~~

76mm 함포와 하푼미사일로 중무장한, 한국의 윤영하급 전투함


카스텔로리조섬에서 본 많은 수의 그리스 군인들이 떠올랐다. 

역시나 이곳은 관광지이면서도 군사적 긴장감이 감도는 곳 ~~

 


그리스가 부채탕감 안해주면 유로존 탈퇴하겠다고 저렇게 막장부리지만, 

유로존에서 벗어나면 터키로부터 누가 보호해 주나?

나라가 망하건 말건, 긴축재정 반대, 복지축소 반대는 물론,

부채까지 탕감해달라고 생떼를 쓰니, EU로 부터 미운털 단단히 박혔을 텐데..


그리스에 비하면 한국사람들은 정말 착한 것 같다.

우린 IMF 경제위기때 나라 살리자고 전국민이 금모으기 운동까지 했으니 ~





그리스에 대한 토막상식 몇 가지 더..

그리스는 오스만제국에게 400년 동안 지배받았기 때문에,

그리스는 터키를 증오하고, 터키는 그리스를 무시한다(깔본다)

그리스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평균키가 비슷하다.

그리스경제가 하루아침에 막장된게 아니라, 독립이후 거의 반 이상 부도상태였다고 한다.

인구노령화가 일본과 비슷한데, 일본과 달리 산업기반이 워낙 없어서 구제금융받아도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

'카스텔로리조'란 음악이 있다.  전설적 밴드 핑크플로이드의 공동보컬이었던 길모어(David Gilmour)가

이 섬에서 아내와 함께 휴양한 후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라고..(유투브에 있다.)













터키 캠핑장에서의 마지막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