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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 & Golf

자전거 국토종주 - 새재길, 충주에서 이화령을 넘어 상주까지

by DamDong 2015. 5. 29.










마침내 낙동강 일출....


은 페이크고, 

탄천 합수부  -.-;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게 다 자전거때문이다.



내 행복의 40%는 주말 늦은 아침 아이들과 짜파게티를 끓여 먹으며 TV 멍때리는 것이라,  

주말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골프도 멀리하고 있는데, 

자전거 타러 간다고 새벽부터 이러고 있다.


딱 이번 국토종주까지만 이러고,

국토종주 끝나면 평화롭고 게으른 주말 아침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아침 일찍 동서울터미널에서 충주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북한강, 남한강을 종주하고 난 후,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아예 국토종주를 하기로 했다.


다만, 종주에 필요한 4~5일을 한번에 뺄 수 없어, 

주말마다 구간별로 끊어 가기로 했다.


이번 목표는 충주 - 상주간 새재길

서울내 이동구간 포함 총 130Km 코스인데

중간에 해발 548미터 이화령 고개가 버티고 있어 나같은 초보에겐 만만치 않은 코스다. 




 







그래서 이화령 업힐에 대비, 크랭크를 3단으로 업글 

내 나이 도가니는 '단련대상'이 아니라 '보호대상'이라는 자덕선배의 무릎아픈(?) 충고를 받아 들였다.   













출발지, 충주 탄금대..

인증센터 뒤쪽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신립장군 동상이 있다.

근데 이 양반 동상은 말 탄 모습이어야 하지 않나?  


임진왜란 당시, 제대로(?) 편제된 조선 기병이 처음으로 왜군과 격돌해 장렬(?)하게 전멸당한 곳...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가케무샤를 보면 신겐의 무적 기병이 오다 노부나가의 조총부대에 전멸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탄금대 전투가 그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벗어나 가끔씩 만나는 이런 길이 마음에 든다. 

한 세대 쯤 후엔 자전거전용도로도 이렇게 울창해 지겠지?














새재길 종주자들이 첫 휴식지로 삼는 팔봉폭포..

잘 보면 폭포 비슷한게 보이는데, 

도데체 폭포의 기준이 무엇인지 부러 검색해 봤다. 













수안보온천 인증센터 뒷편에 이렇게 발을 담글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자전거가 빠를 수록 이곳을 지나쳐 간다.  

주로 시니어 라이더, 가족 라이더, 혹은 도보여행자들이 이 곳에 발을 넣고 여유를 즐긴다.  













첫 관문, 소조령 오르다 한 컷

엔진단 자동차들은 산아래 터널로 다니고,

엔진없는 자전거는 산위 고개로 다니는 아이러니라니...,



다시 임진왜란으로 돌아가,

신립장군이 왜 여기서 매복전을 펼치지 않고 탄금대 벌판에서 배수진 치다 전멸당했는지는,

한반도 전쟁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다.

이 고개를 넘던 왜군 조차, 조선군이 왜 여기에 매복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했다는데,  

신립장군이 자신의 주특기인 기병을 활용하기 위해 부러 탄금대를 고집했다는 주장이 유력하다...고 한다.


임진왜란사를 보면,

조선군 6만명이 왜군 1,600명에게 격파당한 용인전투를 포함해 관군은 거의 지리멸렬했고,

그나마 의병/승병 부대가 처절한(?) 승전보를 올렸는데, 

가끔 그 댓가가 너무 가혹해 진주성 2차전투에선 6만여 군관민이 모두 보복살해당했다. (이때 논개도 풍덩 ~) 


난 지금도 궁금한게,

당시엔 '국가와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와 같은 '민족'이나 '국가'개념이 없던 때인데, 

일반 백성들이 왜 '의병'에 참여했느냐는 점.. 


승려는 지켜야 할 사찰과 자산이 있었고, 노비는 신분해방 조건이 있었는데

일반 백성이 쪼다 선조를 위해 싸우진 않았을테고...

망할 명나라만 떠받들고 사는 귀족양반을 위한 것도 아니었을테고, 


아무튼 ~

자전거 탈 때는 아무 생각 없어서 좋은데,

후기쓸 땐 쓸데 없이 생각이 많아진다. 








 

 

 

 


울창한 숲길을 함께 달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국토종주 라이더들을 살펴보니, 두 명으로 여행하는 라이더들이 가장 많고 (60% ?),

그 다음이 솔로 라이딩 (30% ?), 그룹라이딩은 일정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인지 의외로 보기 힘들다.   













소조령과 이화령 사이에 있는 행촌교차로 인증센터.... 

옆에 있는 태양광 공기충전기도 좋지만, 떨어진 문짝부터 좀 ~












 


이화령 본격 업힐 ~

5.4Km 오르막구간중 딱 반을 통과한 지점인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크랭크 업글 안했으면 영락없이 끌바 ~













표정은 가증스럽게도 힘들지 않은 척 하지만, 넘 힘들어 중간에 한번 쉬었다. 

미니벨로로 무정차 업힐하는 사람도 많다지만, 그건 젊은 사람들 이야기고..

난 내일모레 반백이므로, 도가니 보호차원에서라도 휴식이 필요함..













해발 548미터, 마침내 정상 ~~

이 사진 찍고 10분간 기절모드.. ㅋ














백두대간에 이런 '령'이 무려 57개 있다는데, 

이 57개령 전부를 자전거로 넘는 사람들이 있더라...

인간이 아니무니다.













이화령 휴계소 식당에서 제육볶음으로 점심을 해결한 후 

계속 멍때리고 있으니, 아주머니가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내려(?) 주셨는데...

아~ 이 세상에서 먹어본 커피중 가장 맛있었다.

컵에 쓰여진 문구 그대로, 자판기 커피에 대한 새로움을 느꼈다.



 









스트라바와 연동된 벨로뷰어란 앱을 돌리면,

내가 지나온 길을 3D로 보여준다.  

새재길은 대략 이런 모습 ~

뱀같네 ~












이화령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경계이기도 하다. 















이화령에서 경북쪽을 내려다 본 모습















자판기 커피의 설탕과 카페인의 힘을 빌어...

영남대로 문경문까지 한 방에 쭉~~ 내려왔다.


근데 저 자전거가 그려진 노란돌은 뭐지?












이런 센스쟁이같으니라고...

자전거 타는 사람은 안다.  정차시 발을 땅에 딛는게 얼마나 귀찮고 번거로운지..


신호대기 장소에 이런 돌을 설치하다니,

이건 분명 자전거 많이 탄 사람의 기획이다.

갑자기 문경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자전거길 따라 쉴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이왕이면 이런 정자에서 쉬어 가는데..














불정역 인증센터 옆에 있던 낡은 기차...

알고 보니 기차펜션 ~














회의실을 포함한 단체실부터 가족실까지 다양하게 구비해 놨던데,

















문경은 디테일에 강해 보인다.















문경은, 자전거길 주위도 깨끗하게 정돈돼 있고, 












 



미니 캠핑사이트에서 부터















게이트볼 연습장과 테니스코트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인상...













게다가 풍광마저 좋으니,
















지방에서 이정도면 노후를 보내기에 최적의 도시 아닐까? 


뭐, 자전거길 주변만 보고 판단하기엔 무리겠지만,

아무튼 이번 라이딩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바로 '문경의 재발견'













그리고, 벌써 '노후장소'를 물색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또 한번 놀람 ㅜㅠ















달리다 보니 어느덧 낙동강 칠백리가 시작되는 곳에 왔고, 















꼭꼭 숨어있는 상주 상풍교 인증센터를 찾았다.

내리막길 옆에 숨어 있어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더라  -  나를 포함해서 -.-;














상풍교 인증센터 한켠에 마련된 무인판매대...

근데, 인건비 들어가는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비싸지?














상풍교 인증센터를 마지막으로 15Km떨어진 상주터미널로 이동했다.  

다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 ~


이렇게 주말마다 끊어서 라이딩하려니, 

서울로 오가는 시간, 거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상주터미널 인근,

까질한 '면'장님이 뽑아주신 냉칼국수로 저녁을 해결했다.


 












지방 소도시 치고 맛은 적당한데, 엄청난 가성비와 골목안 위치때문인지, 

손님대부분이 동네 사람들이다. 















라이딩 거리 만큼, 고속버스 탑승구간도 길어 진다.

조만간 고속버스에 쓴 돈이 자전거 가격을 추월할 듯 싶다 ~ ㅋ














그렇게 무사히 도착 ~~

얼굴은 핼쑥해졌고, 배도 쏙 들어갔다.


3일 후, 

배만 회복됐다.


누가 그래?

자전거 타면 살빠진다고?












이 날 획득고도 총 1,768미터 

남산&북악 올랐을때 977미터 였으니, 두 배 조금 못 미치게 오른 셈인데,  

허리가 좀 뻐근하다.

아무래도 업힐땐 허리근육이 더 많이 개입되는 듯 ~


어쨌든 기쁘다.

작년까지만 해도, 

허리디스크 재발염려로 자전거를 탈 수 있을지 조차 몰랐는데,

이렇게 국토종주까지 시작하게 될 줄이야 ~



바엔드 장착에도 불구하고,

핸들바 낮은쪽을 잡는 비율이 늘고 있다.

몸이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조금 더 타면, 

내년엔 로드도 가능할 듯 싶은데,


마음은 MT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