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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해외 여행

북유럽 여행 13일차 - 헬싱키 Kiasma 미술관 (로버트 메이플소프) / 캄피 예배당 (Kamppi Chapel)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Saint Petersburg)

by DamDong 2016. 2. 24.








여행 13일차 아침,


아침식사를 준비중인 와이프

아마도 한국에서 가져온 마지막 식재료는...









비빔면 ~


신기한게,

한국에선 흔한 인스턴트음식도 해외에서 먹으면 맛이 50%쯤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짐 정리후 숙소에서 체크아웃 ~

문이 철망으로 된 엘리베이터가 아이들에겐 신기한가 보다. 






이 날은 

헬싱키에서 키아즈마 (Kiasma) 현대미술관과 캄피채플 관람 후,

기차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는 일정 



 








중앙역 지하 락카룸에 짐을 넣고 올라오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축구선수 즐라탄 브로마이드가 있었다. 

그 앞에서 기념 사진 찍은 댓가로 비싼 음료수 두 병이나 샀다. 


이런 비타민음료를 대체 누가 사먹나 했는데,  

우리가 사먹네 ㅜㅠ








Kiasma미술관 뒤에 있는 Painobaari 빌딩인데,

내부 디자인이 독특해서 카메라에 담아봤다.











안도 타다오의 노출 콘크리트 기법을 연상시키는 노출 엘리베이터 디자인..

헬싱키는 역시 디자인 도시 











Kiasma 입구와 로비

딱, 현대미술관스럽다.











외관은 별 특징없어 보였는데,

내부는 역시 현대미술관스럽다.











근데 이 분 왜이러시는 걸까?












이 날의 메인전시는 뉴욕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 (Robert Mapplethorpe 1946-1989) 











 


새디즘, 마조키즘, 게이사진 (그 자신 게이) 등을 주로 찍었는데,   












이 정도 사진은 준수한 편이고,

일부 사진은 너무 노골적이라 차마 못 올릴 정도


그나저나 당신도 운동 계속하면 저렇게 힙업될 수 있으니,

계속 분발(?)하도록 ~


Dream Comes True 


 






89년 에이즈로 사망하기전까지 후반부는 주로 꽃을 찍었는데,  

절제되었으면서도 에로틱한 그의 꽃사진을 들여다 보면 

문득, 조지아 오키프의 꽃 그림이 겹쳐보이는 듯 하다.      








  


저~기 터미네이터 젊은 시절 사진도 있넹 ~~












그러나 미술관이 지겹기만한 큰 넘












잠시 후, 둘째 넘도 장렬히 죽은척 ~



오랜기간 아이들과 여행하면서 깨달은건데,

아이들은 풍경이나 미술을 즐기지 않는다. 

아이들은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범위내의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굳이 그림이나 풍경보기를 강요하진 않는다.

  









지겨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좀 재미있는 작품들 위주로 감상해 볼까?

가령, 화장품 콤팩트안에서 브라를 벗어 던진 토플리스 아가씨?











혹은 아저씨 코딱지파주기?

(실제 찌르진 않았음)











아니면, 거울과 조명의 반사효과를 이용한 귀신놀이?











(click for larger view)


근데,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것은 

키재기 놀이


계단 아래 죽은 공간을 재치있게 살려 냈다.  










점심은 미술관 카페테리아에서 ~













미술관 카페테리아는 국적불문 거의 다 맛이 없는데,

여긴 그럭저럭 중간은 가는 듯 ~ 

하긴, 미술관 식당에서 맛으로 먹나? 멋으로 먹지..

 










Narinkka(나린까) 광장의 대나무 밥그릇처럼 생긴 이 건물은

디자인 핀란드의 또 다른 명물 캄피 예배당 (Kamppi Chapel)

2012년 핀란드 세계 디자인 행사의 일환으로 지어진 건축물인데, 










내외벽 모두 목재만을 사용해 질감이 따듯한데다, 

창문을 없애고, 간접조명만으로 분위기를 살린 독특한 인테리어다. 











게다가 '침묵의 예배당 (Chapel of Silence)' 이란 별칭에 걸맞게, 

어찌 그리 조용한지, 카메라 셔터 누르기가 미안할 정도 ~











소품도 극단적으로 단순화해, Antti Nieminen 이란 대장장이 작품인 은십자가와 촛대가 전부 

건축물의 미니멀리즘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 건축물은 완공되기도 전인 2010년 Chicago Athenaeum International Architecture Award 를 수상했는데,

예배당이란 이름과 달리, 종교행사나 예배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사색, 명상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열린공간이라고 한다. 










나리깐 광장에서 시간을 지체했더니,

기차 시간 늦겠다.

뛰어 !  우다다다다다 ~~~










열심히 달린 덕분에

상트 페테르부르크행 알레그로 열차 탑승 성공 !











이 고속열차 비싸긴 하지만 (110만원/ 4인 왕복) 참 빠르고 안락하다.

헬싱키 - 상트 페테르부르크 구간을 평균속도 200Km로 (3시간 30분 소요) 달리는데,

거의 진동이 느껴지질 않는다.







(click for larger view)

95년 상트 페테르부르크(당시 이름 레닌그란드) 첫 방문했을땐

모스크바에서 '붉은 화살'이라 불리는 낡은 침대열차를 이용했는데,  

그때에 비하면 이 열차는 정말 럭셔리 크루즈 수준..










핀란드 출입국 직원들은 타이트한 유니폼에 완전무장인 반면,

러시아 직원은 비무장이었지만, 수색견으로 수하물검사에 집중했는데, 

아마도 체첸과의 갈등으로 인한 폭탄테러 영향인 듯 싶다.   


95년 러시아 방문때도,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지면서, 쿠테타가 발생한 직후라 어수선하고 불안했지만, 

외국인들에겐 오히려 그때가 더 안전하지 않았나 싶다.

그땐 테러도 없었고, 비행기 조정실 문도 활짝 열어놓고 운항하던 시절이었다. 










어쨌거나 기차여행엔,

다른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묘한 낭만같은게 있다.











레닌그란드 상트 페테르부르크 도착

동유럽에서 가장 전통있고 아름답다는 도시..

그러나 첫 인상은, 뭔가 낡고 어수선한 불곰의 나라 










에어비엔비 쥔장 Andrey 아저씨가 픽업을 나와 주셨다. 











낡고 음침한 숙소 출입문과 계단에...

아이들과 와이프 표정이 어두워 졌지만,

(여기는 핀란드가 아니라 러.시.아.라구 !0! )










실내는 깨끗하게 잘 관리된 상태 












게다가 거실 + 방 두개 + 주방 + 욕실을 모두 포함한 요금이 일박 18만원이니,

방 하나에 22만원 이었던 아이슬란드나 헬싱키 보다 훨씬 저렴한 편

  










나름 인테리어와 뷰도 괜찮은 편...

러시아임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저녁끼니를 위해 미리 찜해둔 식당으로 이동..

그런데 행사가 있어 손님을 안받는다고 @@~











그래서 무작정 길을 걷다 발견한 허름한 중국집..

(구글맵에서 Klinika Tibet 으로 검색되는 건물 반지하 식당)



사실, 러시아음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걱정을 많이 했었다. 

95년 첫 방문때, 입에 맞는 음식이 없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당시 쿠테타 직후라 생필품이 부족해 내가 묵던 특급호텔 부페식당에서 조차

 음식량을 통제해 (가령 삶은 계란은 인당 한개 이상 금지) 무척 배고팠었다. ㅜㅠ  


아무튼 중식이니 본전은 건지겠다 싶어 들어갔는데, 

허걱 ~ 주인아저씨가 한국말 유창하게 하심. 

흑룡강 출신 조선족이시라고...


 






허름한 내외부 인테리어와 달리 이 집 음식 완전 맛있음

이번 여행에서 사먹은 음식중 가장 맛있었다.











칭따오 맥주를 반주삼아, 표정엔 행복가득..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가격도 저렴해 행복지수 Up Plus ~ ^^;










식사후, 식당 인근 SPAR란 슈퍼에서 장을 봤다.  












한국 식료품 의외로 많네..












그런데 비가 옴...

왠 겨울비? 했는데...











생각해 보니 8월 한 여름이었음..

그동안 추운 나라에만 있다보니, 계절이 여름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음..









이렇게 여행 13일차,

러시아에서의 첫 날을 

비와 함께 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