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림캠핑장의 새벽은 소란스럽다.
듄45에서 일출을 보려는 여행객들이
새벽부터 움직이기 때문 ~
물론, 아침잠 많은 울집 식구들은 한밤중
그래서, 나홀로 새벽산책 하다가
캠핑장에서 바라 본 일출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 느낌이네 ~
해 다 떴는데, 울집 식구는 아직도 한밤중
함께 여행해도, 울 가족은
내 블로그를 통해 일출을 본다.
캠핑장을 둘러보니 죄다 루프탑이고
캠핑카는 한 대도 없다.
각 사이트별로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씩 있는데
여름엔 너무 더워서 나무그늘이 필수라고 한다.
♬ 깊은 사막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
나무에 거칠게 설치해 놓은 콘센트를 보면
관리수준이 세련됐다고 보기 힘들지만,
매점,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과 주유소가 있고,
태양열로 부족하나마 온수샤워도 가능하다.
사막 한 복판 오아시스라서 그런지
돈내고도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드는데,
직원들 태도는 여전히 구시대적이다.
사막에서의 아침 아점이라 쓰고 브런치라 읽기
디저트는 서울서 가져온 한약
아프리카까지 와서 쓴 약 먹느라고 고생이 많다.
근데 저거 먹는다고 정말 키가 클까?
체험, 삶의 현장
루프탑 펴는 것 보다 접는게 더 힘들다는 것을 체험
이 날은, 이번 아프리카여행의 계기가 된 데드블레이를
보고, 듄45, 세스림캐년, 엘림듄 순으로 돌아 보는 일정
출발 ~~
기대와 달리(?) 데드블레이 근처까지 포장도로다.
나미브 사막은 철성분이 많아 붉은 빛을 띠는데,
태양위치와 보는 각도에 따라 수시로 색감이 바뀐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듯 ~
이런 메마른 사막에도 동물들이 사는구나 ~
뭐 먹고 살지?
포장도로가 끝나는 휴게소겸 주차장 도착
여기서 데드블레이 주차장까지 4km 구간은
완전 모래밭이라 일반차량은 여기다 주차한 후
사막용 셔틀로 갈아타야 함 (150란드/인 = 12,000원)
사륜구동차라면 셔틀안타고
직접 차를 몰고 갈 수도 있지만,
곳곳에서 모래구덩이에 빠진 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오프로드 대명사 랜드로버도 소용없음
그냥 빠짐
그러나 내 차는 천하무적 랜드크루져임 !!!
부릉 ~ 부릉 ~
까불다가 내 차도 빠짐
차 빌릴 때 공기압 조절장치 사용법을
따로 교육하는 이유가 있었군
악셀 밟아도 모래속으로 더 파고들 뿐
꼼짝하지 않는다.
어떻하나? 절망하고 있는데,
예수님 지나가던 셔틀기사가 구세주로 등장
이리저리 기어세팅을 바꾸더니,
뒤에서 힘껏 밀란다.
으라차차 ~
힘내라 힘
!0!
몇 번의 실패끝에
마침내 탈출성공
먼지 뒤집어 쓰고 신발벗겨지고 @@~
지나고 보니 추억이지만,
저땐 정말 속이 바짝 탔다.
우리가 타기 위해 멈췄다 출발하면 다시 빠질 수 있다며
이 아저씨는 우리 차를 계속 몰고,
난 셔틀기사가 몰고온 차를 운전해 우리 차를 따라감
뒷좌석 둘째아들이 찍은 동영상인데,
사막운전은 보기 보다 상당히 터프하다.
이 날 한국 여행객들도 좀 뵈던데,
16년 8월 중순 데드블레이에서 왠 동양인 아재가
셔틀운전하는 모습을 보셨다면,
그게 접니다.
-.-;
난, 차 또 빠질까 싶어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이 황당한 상황이 재미있는 듯 ~
아무튼 셔틀기사덕분에 데드블레이 주차장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감사한 마음에 팁을 듬뿍 드림
데드블레이 주차장에서 데드블레이까진
다시 1km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길 없음. 이정표도 없음.
스티브 도나휴의 책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중
첫 번째가 '지도말고 나침반을 따라가라' 인데,
여기선 앞 사람들이 나침반임
심심한데 우리 점프사진 찍어볼까?
방귀 뀌면 더 높이 뛸 수 있어 ~~
와이프가 제일 높이 뛰었 ~
여기 8월은 겨울이라 별로 덥진 않았는데,
여름(12~1월)에 여행한 사람들 후기 읽어 보면
여름사막열기는 장난 아닌 듯 ~
마누라는 버려도 물은 반드시 챙겨가는게 좋다.
산(?) 넘고 물을
건너 끼고 셔셔셔 ~
마침내 데드블레이 도착
첫 인상은 마치,
외계행성에 온 느낌이랄까?
오래전 우기땐 물이 고였을 정도로 수량이 풍부했지만
약 600년전 수맥이 차단되어 말라 죽은 나무들
건조한 기후때문에 죽어도 썩지 않고,
이렇게 반 미이라가 된 상태라고 ~
자세히 보면 사구위에 사람들이 보임
Big Daddy Dune 이라는 사구인데
해발 350m 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모래언덕이란다.
오르기 쉬워 보이지만,
발이 계속 빠져 은근 중노동이고
경사도 급해서 위에서 보면 심장이 쫄깃해진다.
물론 이렇게 뛰어 내려오는 (나중엔 데굴데굴 굴러서)
용감한 처자도 있더라 ~
혹시 누가 뒤에서 밀었나?
이런 곳에서 데이트하는 기분은 어떨까?
여긴 뻥뚤려서 으슥한 곳도 없는데
다른 처자들 보느라 한 눈 파는 사이
울 집 식구들 사라짐
(숨은 와이프 찾기)
어디 갔나 했더니 나무그늘속에 짱박혀 있음
어찌보면 신기하다.
600년 전이면 세종대왕시절인데,
그때 죽은 아카시아 나무가 썩어 없어지지 않고
무려 600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들에게 그늘을 제공해 주고 있지 않은가 ~
문득, 세계테마여행 모노레이크편에서
호숫가에 앉아 울던 시인아저씨가 생각났다.
그 방송 보면서 시인은 글빨 뿐 아니라
감성빨도 풍부해야 하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그 시인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때처럼
또 울지 않았을까 생각해 봄
우리와 달리 땡볕에도 씩씩하게 걷는 사람들이 많다.
재미있었어?
와이파이 안돼서 사막은 노잼?
그나저나 돌아가는 길에
차 또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돼서
셔틀을 기다렸다가 바짝 붙어서 따라가기로 했다.
마침 시간 맞춰 셔틀이 도착해 줬는데,
저 언냐 신발을 안신었네?
여기 모래가 너무 고와서 맨발로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앞 셔틀 바짝 붙어서 바퀴자국 따라갔더니
무사히 탈출(?)성공
가만 보니 아무데로 막 가는게 아니라
나름 단단한 지형을 골라 가더라
이제 듄45를 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