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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 관람석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 - 내한공연

by DamDong 2021. 12. 3.









올 해의 보복소비는 공연관람? ^^







 

뮤지컬도 오랫만 ~
스토리, 음악, 비주얼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밸러스가 매우 좋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올해 초 코로나로 인해 조기 종연되었던 프렌치 오리지널팀의 재방문이었는데,
그동안 공연에 배고픈 관객들 때문인지,
만석이라 좋은 자리 티켓 구하는데 애 좀 먹었다. -.-;





 

"모두 비켜 !!  예쁜 에스메랄다 옆엔 나만 있을 거야 ㅋㅋ"

 

 

 

디즈니판 '노틀담의 꼽추' 에선 흥행요소가 있는 콰지모도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프랑스 버전은 일단 제목에서 '꼽추'가 빠지고, 콰지모도가 적절하게 톤다운 된 대신,

빅토르 위고 원작소설 주인공 프롤로가 다시 부각된 점이 맘에 들었음.....
그럼에도 흥행을 완전 무시할 순 없었는지, 여전히 콰지모도를 전면에 부각시킨 캐스팅보드


캐릭터들의 특성을 세 글자로 요약하라면, '놈놈놈' 이랄까?

나쁜 놈 - 근위대장, 시대/장소를 불문하고 여자들은 왜 나쁜 남자에 빠질까?
좋은 놈 - 콰지모도, 착한 바보
이상한 놈 - 프롤로 신부, 이 사랑이 자기를 파국으로 이끌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위해 여지껏 쌓아온 권력과 명예를 포기한 진정한(?) 사랑꾼이자,
부패한 카톨릭이 몰락해 가는 당시 시대상황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인물


내가 프롤로 신부를 진정한 주인공으로 여기는 이유며, 실제 이 극을 이끌어 간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표곡 '대성당들의 시대' (출처 - PlayDB )





 

또 다른 명곡 'Belle' (21초 부터 / 출처 chanson playlist )

 

콰지모도의 허스키한 저음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상대적으로 톤다운된 역할을 쏘울 가득한 허스키 저음으로 다 극복하는 듯 ~








 

2부 오프닝곡인 Florence (출처 - chojang)
미술사에 관심있다면 이 곡의 가사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문학이 건축을 파괴하고,
성경은 종교를 파괴할 것이다 ~ 란 등의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명과 성경책 보급

그로인한 종교개혁과 카톨릭의 몰락을 상징하는 가사

 

극소수의 귀족과 성직자 외에는 대부분이 문맹이었던 그 시절엔, 
웅장한 종교 건축물과 화려한 성화 등이 사실상 텍스트 역할을 했는데,
구텐베르크의 활자발명으로 성경이 보급되고 사람들이 글을 읽게 되면서 부터
카톨릭의 부패한 권력이 무너지고 궁극적으로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연결된다.

 

즉, '문학이 건축을 파괴하고, 성경은 종교를 파괴할 것이다'는 말은

성경이 보급되고 백성들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권위적인 종교 건축물만으론 기존 카톨릭의 권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고,

성경이 보급됨에 따라 일부 성직자들이 gate keeper 역할을 하며 '독점'한

 

연관된 이야기로,

바로크시대 대표 화가 카라바 조는 끊임없이 폭력과 살인까지 한 범죄자였음에도

당시 교회에서 그를 계속 감싸고 보호했는데,  그 이유가 

카라바조의 당시 화풍이 너무 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해서 (요즘으로 치면 느와르 영화 감독)

카톨릭의 종교적 프라퍼간다를 전파하기에 최적의 인물이었기 때문..

(까막눈 백성에게 카라바 조의 그림만큼 효과적인 홍보수단은 없었다 )

 

즉, 당시엔 건축물이 그냥 건축물만이 아니었고,

그림이 그냥 그림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튼 Florence 가사에는 

지구는 둥글고, 배들은 인도를 찾아 항해한다는 등

기존 카톡릭 세계관에 반하는 신세계 세계관을 드러내 보이면서  

이 뮤지컬의 시대 배경과  

부패한 카톡릭 세계를 대변하는 프롤로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한다. 

 

이런 맥락에서

프롤로 신부야 말로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과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디즈니 버전에선 해피엔딩을 위해 프롤로 신부를 단순 빌런으로 격하시키고
흥행요소가 있는 콰지모도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

 

 

 


아무튼,
빅토르 위고는 이와 같이 사회체제가 큰 변화를 겪는 시대를 배경으로
개인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웅장한 서사로 풀어내는데 재능을 보인 작가인데,
노트르담 드 파리가 카톨릭의 권위가 무너지는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그의 또 다른 걸작 레 미제라블은, 왕정시대에서 공화정으로 넘어가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그린 역작
즉, 시대배경과 스토리는 다르지만 프레임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빅토르 위고의 작품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프레임을 갖춘 작품이 또 있는데,
바로,


 

 


나탈리 포트만과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연한 영화 '고야의 유령' 

 

레 미제라블에서 묘사된,

왕정체제에서 공화정으로 넘어가는 시대사상이 

스페인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그 과정에서 개인이 어떤 일들을 겪게 되는지,

노트르담 드 파리 / 레 미제라블과 매우 유사한 프레임으로 스토리를 전개시켜 간다.

 

그러니까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고야의 유령

 

이 세 작품을 한 세트로 감상하면 더 꿀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