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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회 - 리움미술관

by DamDong 2023. 7. 1.

 

 

 


바나나를 포인팅하는 와이프 ~
~ 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난 리움에 혼자 갔음

그럼 이 분은 뉘신가? 😳

찰라의 순간,
우연히 내 프레임안으로 들어오셨던 분
( 연락주시면 사진드릴께요 🙂 )

 

 

 

 

작품명 : 대가리 박아

사실, 이 작품 보고 싶어서 전시회 왔다.
2년 전 인스타에 '걸작의 뒷모습'이란 책을 소개했는데,
그 책 커버그림이 바로 이 작품

책 읽기전엔 왜 이 작품을 책표지로 했는지 몰랐는데,
책 읽고 난 후,
그리고 카텔란이란 작가를 공부하고 난 후,
이 작품이 책표지로 썩 괜찮았구나 생각하게 됐다.

흥미롭게도 내가 이 책을 소개하고 한달 후
조승연작가도 그의 채널에서 이 책을 추천하더라 ~

출간된지 10년도 넘은 책이지만,
작가, 작품, 컬렉터, 미술시장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현대인의 소비트렌드가 왜 아트마켓을 따라가는지,
이런 거 관심있는 사람에겐 여전히 재미있을 책

 

 

 

 

 

조영남씨가 보면 열받아서 뒷목잡고 쓰러질 작품
기획만하는 카텔란과 실제 제작자간 저작권 소송으로
유명해진 작품인데, 예상대로 카텔란이 승소했다.

판례를 직접 읽어 보진 않았지만,
저 돌 올리는데 카텔란이 도와줬던 모양이다.
그래서 공동(?)제작자임을 인정받아 승소함.
카텔란측 법무팀이 꽤 유능해 보인다.

 

 

 

 

 

전시된 작품들 주욱 ~ 둘러보다가
문득,
카텔란이 작품기획할 때 어떤 공식을 따르고 있구나
추측하게된 작품

오래전,
지적재산권(IPR)을 생명처럼 여기는 직장에 근무할 때,
특허등록을 위한 '발명 프로세스'강의를 들은 적 있는데,
뭐 대략 이런 공식이었다.

- 크기를 변형시켜 볼 것
- 잘라내거나 다른 것을 붙여볼 것
- 거꾸로 해 볼 것
- 위치를 변경시켜 볼 것
그리고
- 컨텍스트를 바꿔 볼 것 (난이도 가장 높음 )

 

카텔란의 거의 모든 작품들은 이 공식을 따르고 있다.
과연 카텔란은 혼자 기획했을까?

작품기획과 작품제작이 분업화된건 꽤 오래전 일인데,
요즘은 작품기획도 분업화되고 있다.

참고로,
초현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르네 마그리트는
작품제목을 짓기 위해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했다.

 

 

 

 

 

 


땅에 있어야 할 말을 공중부양시켰다.
- 위치를 변경시켜 볼 것

 

 

 

 

 


땅위에 서 있어야할 인간을 땅속에 박아 놓았다.

데이비드 핀의 미술관람 길라잡이 시리즈 책을 보면
눈높이를 달리해서 작품 보기.. 뭐 이런 구절이 있는데,

실제로 눈높이를 달리하면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작품의도가 혹시 여자 치마속 훔쳐보기 아닐까?
성희롱으로 소송해 볼까?
소송해서 뉴스에 나면,
마케팅 천재 카텔란이 더 좋아할까?


 

 

 

 


바나나보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을 것 같은 작품
문득, 사방으로 뻗친 테이프와
손가락모양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찰칵 ~

 

 

 

 

 

예전에
Price of everything 이란 미술다큐를 소개한 적 있는데,
그 다큐에도 잠깐 나왔던 작품

사실, 카텔란의 작품은 미디어 노출이 워낙 많아서,
처음 보는데도 익숙하다.

 

 

 

 


어른들은 서서 사진을 찍고,
아이들은 앉아서 같은 눈높이로 들여다 본다.

 

 

 

 

 


옛날, 뒤상이 변기들고 나와서
이미 만들어진 제품도 예술작품일 수 있다고 우겼지
그땐 말도 안된다며 시끌벅적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슈는 진부해졌다.

요즘 카텔란이 비슷한 화두를 던지는 것 같다.

작품기획과 제작의 분업화는
르네상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지만,
그래도 작품제작능력이 있는 작가가
처음엔 직접 만들다가, 나중에 분업하고,
작품제작에 일부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작품제작 능력이 없고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이
기획만하고, 전문 제작자에게 주문해 작품을 만들면,
기획자와 제작자중 누가 예술작가일까?
기획자가 예술인이라면, 제작자는 기능인일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시 되고, 진부해 질까?
작품도 화두도 재미있는 전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