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의 3일차 아침 디저트,
이번 여행에서 '차려 먹은' 마지막 식사였다.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데, 둘째넘 걸음이 왜 저러지?..
고래잡았나?
한국 지하철 안전문(지하철과 승강장 사이 안전유리벽)같은게 러시아 일부 역에도 있는데,
느무느무 두터워서 정말 안전(?)해 보인다.
저렇게 까지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
첫 번째 목적지는 카잔 대성당 ~
로마 베드로 대성당을 모델로 1811년 완공했다는데,
러시아 건축물의 상당수는 서유럽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것
성당보다 내 눈길을 더 잡아 끈 커피아가씨 ~
8등신 미인이었는데,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을 타깃으로 하는 듯?
성당내부는 촬영금지라 사진이 없는데,
마침 예배가 진행중이라 처음으로 러시아 정교회 예배를 볼 수 있었다.
면사포를 두른 신도들 사이에 끼여 미사를 보는 느낌이 묘했는데,
종교없는 사람도 종교갖고 싶게 만들만큼 장엄하면서 시크한 분위기였달까?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여기는게 요즘 트렌드지만,
엄격한 형식이 주는 아름다움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회가 하드웨어라면 예배(미사)는 소프트웨어라고나 할까?
우린 지금까지 하드웨어만 봤다.
이번 러시아 여행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중 하나 ~
카잔성당에서 운하를 따라 조금 걸어가면 테트리스 그리스도 부활 성당이 나온다.
몰랐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베네치아, 암스텔담에 이은 세계 3대 운하도시란다.
도시내 상당 지역이 사실은 섬인데, 이 섬들을 500여개의 다리로 연결해 섬이 아닌것 처럼 느껴진다는 것
운하옆 기념품숍에서 잠시 쇼핑 ~
형식은 러시아 정통 마트로시카인형인데,
캐릭터는 오바마 대통령, 곰돌이 푸우 등 미국산이 더 많다 ~
성당 들어가기전 엄마의 역사 브리핑 ~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있는 성 바실리 대성당(일명 테트리스 성당)과 외관이 비슷한데,
이쁜 외관과 달리 '피의 사원'이란 살벌한 별칭이 있다.
이 곳에서 알렉산더 2세에 대한 암살기도 있었고, 결국 황제는 그때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기 때문 ~
성당내부는 화려한 벽화들로 도배 ~~
전 날 봤던 성 이삭 성당만큼의 압도적인 느낌은 없지만,
좀 더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인데,
특히, 성화들이 많은게 특징 ~
그 새 뭔 일 있었냐?
점심은 에르미타주 뒤편 어딘가 있던 식당에서...
걷다가 한국음식점이 있긴 했는데,
전 날 한국음식점에서의 트라우마(?)가 있어 그냥 스킵하고,
이 곳으로 결정. 제대로 된 러시아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반지하라 그런지 분위기가 동굴스러웠는데,
음식맛은 훌륭한 편,
게다가 가격도 상당히 저렴했는데,
점심코스 2인분 + 아이들용 단품 + 디저트까지 시켰는데,
전 날 여름궁전에서 사먹은 핫도그+커피보다 겨우 10루블 더나왔다. (1770루블)
러시아에서 경험한 최고의 가격대비 만족도였다.
드뎌 벼르던 에르미타주로 이동 ~~
광장 한가운데선 웨딩촬영이 한창이다.
좋~을~ 때다
전 날 긴줄에 놀라서, 이날은 부러 오후시간을 택했는데,
역시나 기~이~일~게 늘어선 대기줄
전체 관람인원을 제한하는지, 나온 사람 수 만큼만 들여 보낸다.
에르미타주는 95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시도인데,
거 참 들어가기 힘드네 ~~
-.-;
둘째 넘은 일찌감치 벤치에 자리잡고 게임삼매경 ~~
큰 넘은 엄마에게 붙잡혀 인간난로 코스프레 ~
난 기념품숍에서 산 목도리 모자로 중무장했다.
이 날, 한 여름이었는데도, 상당히 추웠다.
(근데 울 부부만 유독 추웠던 듯 ~ 늙었나봐 ㅜㅠ )
거의 한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입장
그리고,
서울촌놈들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압도적인, @@~
화려함 !!
설마 이게 다 금?????????
프랑스 베르사이유도 화려함의 극치였는데,
여기도 정말 만만치 않다.
이러니 두 나라 모두에서 혁명이 나지!
전시작품들의 종류가 상당히 광범위한데,
이런 작품에서 부터 ~
근대 아시아 사진들과
현대조형물에서
산업디자인까지...
작품들 스펙트럼이 정말 넓다.
근데 왠지 체계가 없고 생뚱맞은 느낌~
에르미타주는 루브르, 영국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불리지만,
이는 아마도 보관작품수 기준일 듯 하고,
질적인 면에서 세계 3대는 커녕 5대 미술관에도 끼지 못할 것이란게 내 생각
사실 세계 3대니 5대니 하는 것 자체가 미술관에서 만들어낸 마케팅용어라
별 의미없기는 하지만, 아무튼 에르미타주에 대한 찬사는 다소 오바스럽다.
사실 이 곳은
작품수 대비 볼만한 회화가 별로 없다.
그나마 다빈치 그림앞에 사람들이 바글거리긴 하지만,
그의 대표작이라 하기엔 거시기한 작품....
물론,
마네, 르느와르, 모네, 고갱, 마티스 등 인상주의 작품들도 있지만,
작품의 지명도면에서 파리 오르세이는 물론, 뉴욕 메트로폴리탄에도 뒤진다.
근데, 우린 이나마도 보질못했다.
근현대 작품들은 신관에 따로 전시돼 있는데, 이를 몰랐던 것 ㅜㅠ
결국, 본관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작품과 사람구경만 실컷 했는데,
사람들 저~엉~말 많더라.. @@~
특히, 중국단체관광객에 완전 점령당한 분위기
어때?
미술관 괜찮았어?
표정(?)을 보니 괜찮지 않았나보군 ~~
광장엔 우릴 위한 마차가 대기중.....
이었으면 좋겠으나,
우리같은 서민은 그저 지하철 ~
저녁은 숙소 인근에 있는 일식스타일 식당 (대놓고 일식집이라고 하기엔 뭔가 어색한 식당)
테이블마다 이런 메뉴/주문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인건비 싼 나라에 왜 이런걸?
음... 이건...뭐랄까?
러시아에 있는 일본식 식당에서 캘리포니아롤을 먹는 느낌이랄까?
이... 인스턴트같은 맛은 뭐지?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모기를 잡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마지막 날을 마무리,
근데, 진공청소기로 모기를 어떻게 잡으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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