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텐트들로 가득(?)한 캠핑장의 아침..
캠핑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는 영미권에선 설치가 쉬운 팝업형 미니텐트가 주류고,
대형텐트는 캠핑카나 모빌홈이 대신하므로, 한국에서 흔한 거실형 텐트는 좀처럼 보기 어럽다.
캠핑장비도, 유럽의 소형차에 다 들어갈 정도로 미니멀해서, 여간해선 저런 의자를 보기 어려운데, 이 집(?)은 좀 특이한 케이스인 듯 ~
오전 8시에 오픈하는 캠핑장 사무실,
이 곳은 철수할때, 주인아저씨가 전기배전반을 열고 코드를 빼줘야 하므로, 오전 8시 이전에 철수해야 한다면 전날 미리 말해두는게 좋다.
옥토버 페스트 기간중 유일하게 예약을 받은 곳이라, 묵긴했지만, 주인부부가 불친절과 무뚝뚝의 경계선상에 있고,
시설도 별로 인데다, 주인부부 일하는 방식도 영 신통치 않아서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은 곳..
줏어온 사과로 풍성한(?) 아침 디저트를 ㅋㅋ~
독일에 이런 날씨도 있던가 싶을 정도로 화창한게 옥토버 페스트를 즐기기엔 최고의 날씨다..
예전, 에프킬라와 헤어스프레이를 혼동한 적이 있어서, 난 저런 스프레이형 제품에 공포심(?) 같은게 있다.
노이에 피나코텍 미술관 (구글맵) 도착
마침내 고흐의 해바라기를 본다는 기대감에 살짝 들떠 있는 와이프..
지난 번 미술관 방문일정을 뒤로 뺐다가 들르지 못했던 실패를 거울삼아, 이 날은 일정의 제일 앞머리에 배치했다.
회사 내 사무실에 놓여져 있는 고흐의 해바라기 1000 piece 퍼즐
와이프가 첫 아이 임신했을 때 맞췄던 것으로, 왠만한 고흐 그림 퍼즐은 죄다 갖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해바라기에 좀 더 특별한 애정이 있는 듯 ~
미술관 입구에 가까워 지면서 한껏 들뜬 와이프..
그러나 난 테이블에 접혀진 파라솔을 보고 불안해지기 시작..
"뭔가 이상해"
아~ 불안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다.
'휴관'이란 안내에 절망하는 와이프 표정이라니 ...
유럽까지 와서,
그것도 12박 13일 짜리 여행 중,
뮌헨에서 무려 5일을 체류했으면서도,
끝내 해바라기를 못보다니..
이태리 돌로미티와 함께,
와이프에겐 이번 여행의 두 가지 이유중 하나였는데..
본능적으로 방어기제가 작동한 나와 아들들은 눈빛으로 메세지 교환 //
'야 ~ 오늘은 엄마 자극하지 마라... 이번 건 오래 갈 것 같아 ~~~'
불행중 다행으로 건너편에 또 다른 미술관인 알테 피나코텍이 (구글맵) 있어 그곳으로 발길을 돌림.
뮌휀에는 시대별로 3개의 피나코텍 미술관들이 있는데, 그 중 노이에는 근대미술관으로 프랑스의 오르세같은 곳이고,
알테 피나코텍은 고전미술관으로 프랑스의 루브르와 비슷한 포지션..
아무래도 고흐를 비롯한 인상파 작품들이 대거 포진한 노이에 피나코덱이 보는 재미는 쏠쏠하겠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
근데 난 왠지 이 미술관이 마음에 들기 시작함.. 응?
미술관이 어딘지 모르게 우아해 ~
아까 그 여잔 어디 갔을까?
특히, 부셰의 마담 드 퐁파두르 그림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대박 !!
바람둥이 루이15 세 곁에서 무려 20년간 애첩역할을 할 정도로 미모와 교양이 뛰어 났고,
예술/문학/성악/패션/그림에 조예가 있었으며, 루이 15세의 거의 모든 공식일정에 동석할 정도로 정치력도 겸비한 여자..
특히, 백과사전을 금서화 시키려던 당시 왕실/종교계의 움직임에 반대하여 백과사전이 살아 남도록 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서 마담 드 퐁파두르의 초상화는 대체로 서재에서 책을 든 모습을 주제로 삼는데,
그 중에서도 프랑소와 부셰의 이 그림이 가장 유명해 서양미술사에 단골로 출현하는 작퓸
역시나 부셰의 또 다른 유명작, 쉬고 있는 소녀 (오머피양)
마담 퐁파두르가 말년에 더 이상 왕과 동침하기 힘들자, 궁내에 할렘을 만들어 루이15세에게 젊은 소녀들을 상납(?)했는데,
부셰의 그림에 나오는 이 소녀도 그 중 한명이었다는 '썰'이 있다.
저 포즈는 일명 오델리스크 포즈라고, 예술을 빙자한 야한(?)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포즈로,
부셰는 로코코미술의 대표작가로 분류되지만, 한편으론 유명한 엉가화가(엉덩이와 가슴을 주로 그리는..) 이기도 했다.
뭐.. 귀족문화의 절정기에 궁정화가로 지냈으니, 어쩔수 없었겠지만 서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3대 천재로 불렸던 라파엘의 그림들..
내 스타일은 아닌데.. 아무튼 라파엘의 그림만 봤을땐 잘 모르지만,
동시대 다른 작가들 작품과 비교해 보면, 이 양반 작품이 얼마나 뛰어난지 금새 알아챌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작가 엘 그레코 ( El Greco) 의 '예수님의 옷을 벗김'
이 화가의 작품은 1,500년대 그림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타일이 남달라
동시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방에 들어 가면 항상 엘 그레코의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출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 엘 그레코|작성자 그림 읽어주는 신부
네덜란드 민속화가로 유명한 피터 부르겔 (Pieter Bruegel)의 Das Schlaraffenland 란 작품..
피터 부르겔은 예전 명작 스캔들에서도 다루었던 화가로.. 이카루스의 추락, 바벨탑등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애들아.. 저~어기가.....
매점이야.. 좀만 참아라 ~
엄마~ 난 이런 작품(?)들이 좋아요 ~~
미술관 카페테리아에서의 브런치,
창을 통해 들어 오는 빛이 곱다.
미술관 관람후, 옥토버 페스트가 열리고 있는 Theresienwiese 역 으로 이동하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신도림역인 줄 알았 ~
오잉? 옥토버 페스트 = 맥주만 생각하고 갔는데
뮌휀시내 한복판에 공중그네라니..
옥토버 페스트 = 놀이공원 + 술집
공중그네 뿐이더냐...
세계최대, 세계 최고 ... 이런 류의 수식어는 없지만,
다운타운 한 복판에서 타는 롤러코스트는 또 다른 맛?
축제라면 빼놓을 수 없는 놀이..
큰 녀석 폼이 제법이다 싶더니 ~
떡 하니 인형을 챙겨서 동생에게 준다.
독일사람들 고지식해서 그런가.. 정말 조준한대로 정직하게 가서 맞더란 ~
정말이지 다 있다 ~
어이 ! 한국 아줌마, 독일 좀비 맛 좀 한번 볼라우?
그래도 옥토버 페스트하면,
역시 맥주하우스 ~
여행 둘째날 들렀던 호프 브로이 하우스에 들어가 봤더니 ~
이건 맥주 하우스가 아니라, 실내 체육관이네..
그것도 호프 브로이 한군데만 있는게 아니라,
이런 규모의 맥주하우스들이 테마공원의 2/3를 채우고 있다.
구글링하다 발견한 옥토버 페스트 공사현장..
대형물류창고처럼 도열해 있는 건물들이 맥주 하우스들인데, 옆 구역 빌딩과 비교해 보면 그 엄청난 사이즈를 짐작할 수 있다.
여기도 만원 ~
이 곳도 만원 ~
아아~ 대낮인데도 이정도면, 도데체 저녁이 되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빌지..
간신히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간단하게 몇 가지 메뉴만 판매하는 소품종 다판매 방식
물론, 기다리는 시간이 긴~~ 건 말할 것도 없고..
한쪽에선 라이브 밴드가 흥을 돋우고 ~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 고개를 돌려 보면, 여기저기 원샷 놀이 ~
이 양반 급하게 마시더라니, 결국 다시 오바이트 ~
곳곳엔 꽃 파는 처자들과 ~
우리처럼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2층에 올라가 따로 즐기는 분위기 ~
오후 4시반쯤 축제장을 떠났는데,
나가는 사람들, 계속 들어 오는 사람들, 한쪽에서 오바이트하는 처자들...
지하철 입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버스안..
뭐지? 이 아쉬움은?
캠핑장에선,
남은 음식재료도 소진시키고,
13일간의 일정을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낸 것도 축하할 겸,
울 가족만의 조촐한 회식을 ~~
쌀쌀한 날씨에 조금 남은 불씨를 발난로 삼으며,
각자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들을 이바구중 ~~
이렇게 12박 13일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유럽 캠핑카 여행의 마지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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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은 아침일찍 짐을 정리하고,
캠핑카 기름을 가득 채운후, 맥렌트 지정 세차장에서 미리 지급받은 쿠폰으로 세차후 캠핑카를 반납했다.
사실, 대형 캠핑카를 어떻게 세차할까 궁금했었는데, 초대형 자동세차기로 쓰싹 ~
여행내내 기스하나 없이 깨끗하게 사용하다가, 막판 서둘러 짐을 싸면서 테이블에 작은 덴트가 생겼는데,
무려 50만원을 보증금에서 차감하더란 ~
테이블 덴트 하나에 50만원은 너무 과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새것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전체 테이블 비용으로 계산했다나? -.-;
다행히 출국때 가입해둔 여행자보험에서 손비처리되어 보험사에서 모두 보상받을 수 있었는데,
캐빈실 보험처리가 안되는 캠핑카 렌트시에는 여행자 보험가입을 꼭 권하고 싶다.
뮌헨공항 카페테리아
왜, 아쉬워?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 여간해서는 가족여행 함께 다니기 힘들다는 말을 계속 들어왔고,
자기들만의 스케쥴을 이유로, 더 이상 캠핑을 따라 다니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보면서,
최근들어 틈만나면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아이들과 이렇게 함께 웃고, 떠들고, 싸워가며 여행할 수 있는 날도 많이 남지 않았구나 생각하니..
함께 다닐 수 있을때 부지런히 더 다녀야겠다는 생각 ~
2008 / 1 / 29 / New Zealand / Papamoa Beach Campground
울 가족 첫 캠핑카여행이 시작되었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