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대표 깔딱고개 그로스글로크너를 넘어 이탈리아 베네치아까지 가는 긴 여정..
구글맵으로 4시간 반 거리면, 덩치큰 캠핑카로 5시간 이상 잡아야 하는데,
그로스글로크너 지역(빨간원)을 확대해서 보면,
실제 운전시간만 6시간은 잡아야 할 거리다.
이 도로의 정식이름은 그로스글로크너 하이 알파인 로드(Grossglockner High Alpine Road)로 해발 2,504미터..
위성사진만 봐도 운전이 얼마나 터프할지, 왜 하이 알파인 로드란 이름이 붙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로스글로크너를 우회하는 편안한(?) 고속도로도 있지만,
년중 5월에서 10월중순까지만 개방되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길을 비켜갈 수는 없는 법 ~
그나저나 험한 산 길 타려면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또 비..
유럽도착후, 밤부터 새벽까지 비가 내리다 낮부터 맑아지는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우리의 쌍둥이차 RX994번 (우리집 차는 RX993번) 캠핑카와의 계속되는 만남.
이슬라엘에서 온 가족으로, 지난 이틀간 우리와 똑같이 움직였지만, 이 날은 스위스 알프스로 넘어간단다.
안뇽 ~
시건장치가 있는 배전반
출발 5분전 리셉션에 이야기하면 관리인이 직접 와서 열고 전기사용량을 체크해 요금에 반영한다.
매사 정확한 독일/오스트리아인들.. 근데 좀 그래.. 가끔은 정없어 보인다고나 할까? ~
출발직전 캠핑카 운전석에서 바라 본 호수풍경...
하루만 묵고 가기엔 너무 아름다웠던 곳
캠핑장을 나선 직후, 구름이 걷히더니 파란 하늘이 나타난다.
유럽도착후 아침부터 파란하늘을 보기는 처음이다.
출근하시는 소님들..
서서히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저 구름속 어딘가가 천공의 성 그로스글로크너..
그로스글로크너의 북쪽 톨게이트 (가 뭐 이리 멋져?)
입장료는 33유로로, 지금까지 다녀본 길중 가장 비싼데...
통행료라기 보다는 국립공원 입장료로 보는게 더 맞을 듯 ~
그로스글로크너는 오스트리아에서 Schönbrunn Palace 에 이어 두번째로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며,
전 세계 오토바이크 라이더들의 성지라고 한다 (한국의 유명산 같은?)
10월 중순부터 눈으로 인해 폐쇄되었고, 재오픈은 내년 5월1일이라고~
인터넷에 가끔 소개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중 대부분은 항공사진만 아름답고
실제 운전자시각에서는 별로인 경우가 많은데,,
이 길은 과연 어떨지...
본격적인 꾸불텅길을 캠핑카로 (그것도 수동기어) 올라가려니 운전대 잡은 손에서 식은땀이 난다.
캠핑카는 지금 구름 한 가운데를 통과중..
길 옆은 천길 낭떠러지 -.-;
구름지대를 통과하자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파란하늘..
비행기를 타고 구름을 통과해 보는 파란하늘 그 느낌이랄까?
이 도로에는 총 12군데의 attraction points들과 간이 뷰포인트들이 있는데,
여기는 대략 1,700미터급에 위치한 간이 뷰포인트로 초록풀과 녹지않은 눈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두 녀석은 본격 눈싸움 준비중
트럭(?) 운전하느라 수고가 많은 김기사 ~
Attraction Point 5번 지점인 Fuscher Törl
해발 2,428미터로 12개의 어트렉션 포인트중 세번째로 높은 곳이다.
캠핑카 뒤쪽에 도로개통을 기념하는 기념탑이 있고,
기념품가게 겸 카페와 전망대, 그리고
화장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은 아닐지 몰라도,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화장실 아닐까?
처음 차에서 내렸을땐 별로 춥지 않았는데 ~
열심히 사진찍기에 몰두하더만,
5분쯤 지나자... 냉기 가득한 칼 바람에 덜~덜~덜
결국, 아들 모자 빼앗아 쓰는 '비정한' 엄마 ..
그래.. 머리가 커서 열발산 면적도 넓으니..이해해~
전망대 정면엔 피라미드 모양의 두 봉우리가 우뚝서있는데,
바로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 피크(해발 3,798)로
한국의 백두산, 일본의 후지산같은 상징성을 가졌단다.
그래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포스터에 나오는 산도 바로 이 그로스글로크너 피크....
그로스글로크너 피크 반대편 전망 ~
구름이 너무 이쁨..
전망을 좀 더 즐기고 싶었으나, 칼바람이 너무 매서워 일단 캠핑카로 철수 ~
따듯한 커피와 차로 몸 좀 녹여보려 물을 끓이는데,
고도가 높아서인지 가스렌지 화력이 영 시원치 않았다.
캠핑카를 카페삼아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이런 풍경 감상하기..
이런게 캠핑카 여행의 묘미랄까 ~
그래서 캠핑카여행때는 주차포인트도 중요하다 ~
다시 이동, 우리 캠핑카는 지금 절묘하게 구름과 같은 높이를 드라이빙중 ~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어트렉션 포인트 11번인 Pasterze 빙하를 놓친 것..
경치구경하며 운전하느라 빙하지역으로 가는 갈림길을 놓쳤는데, 시간도 충분치 않고,
빙하는 카나디안록키 여행때 실컷 봐서 그냥 패스해 버렸지만, 그래도 초큼 아쉽긴 하다.
이 동네 양들은 도데체 교통질서의식이 없어 ~
양아치야?
패스를 무사히 넘어... 내리막길에서 만난 성빈센트 교회..
예수님 성혈을 보관한 유명한 교회라는걸......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을 보고 알았다. -.-;
사실, 난 이 때 브레이크에서 나는 쇳소리에 온 신경이 쏠리던 터라 교회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엔진브레이크를 걸고 내려오는 데도 워낙 경사가 급하다 보니, 브레이크가 달궈질 대로 달궈졌던 모양 ~
중간에 있는 간이 휴계소에서 브레이크도 식히고 점심식사도 할 겸.. 휴식 ~
고개를 넘으며 얼마나 긴장했던지, 온 몸에 힘이 다 빠지더라..
캠핑카는 다 좋은데 차고와 운전석 시트가 높아 커브길에선 완전 쥐약이다.
길도 좋고, 긴장도 풀리고, 배도 부르고, 날씨도 따듯한게.. 딱 졸음운전하기 쉬운 환경이라
와이프와 열심히 수다를 떨며 운전을 하는데, 전방에 또 험한 산님 출현..
설마, 저 산을 또 넘어 가는건 아니겠쥐?
왜 아니겠어?
또 이런 길이다. 젠장 ~
다행히 이 고개는 그로스글로크너보다 낮아 눈은 없었지만, 경사는 더 가팔라 거의 지그재그길
나중엔 네비까지 헤메더라 ~
이탈리아 침공을 위해 알프스를 넘던 나폴레옹이 얼마나 피똥을 쌌을까 생각하며,
마침내 이탈리아 입성 ~
나폴레옹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정치화가 다비드는 이렇게 그렸지만,
실제 나폴레옹은 당나귀를 타고 넘었다는 썰 ~..
알프스 올라갈땐 2~3단, 내려올땐 엔진브레이크건다고 3단..
기름 무지하게 잡수신 캠핑카 밥 좀 먹이려 했더만,,
디젤 1 리터당 1유로 75센트.. 1유로 40센트대인 독일/오스트리아보다 엄청 비싸다.
국경넘기전 가득 채울걸 ~ -.-;
그래도 라떼맛은 좋더라~
고속도로휴계소 커피맛이 이 정도면 카페 커피맛은 어느정도일까 몹시 궁금해지던 상황
이제부턴 베네치아까지 쭉~ 뻗은 평지 고속도로..
구간별로 요금받고, 휴계소도 큼지막한게, 이탈리아 고속도로는 한국과 유사하다.
붐비고 차량들 세게 달리는 것도 똑같 ~
외국에서 보면 왠지 더 반가운 현대차..
우리 목적지는 베네치아 9시방향에 있는 Fusina (B)캠핑장
고급 캠핑장들은 주로 3시 방향에 모여 있지만, 이 곳 캠핑장들은 페리터미널까지 이동거리가 애매해서,
페리터미널과 바로 붙어 있는 Fusina 로 정했다. 설마 후진 캠핑장은 아니겠지?
캠핑장 인근 파노라마(PANORAMA) 마트에 들러 술 먹거리를 보충하고,
캠핑장에 무사히 안착..
구역이 정해져 있고, 전기사용이 엄격한 독일/오스트리아와 달리,
여기는 그냥 잔디밭 아무데나 주차하고, 전기선도 아무데나 꼽아 쓰는 시스템..
뭔가 막 자유분방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랄까?
옛날, 나폴리에서 사기당한 일 때문에 이탈리아에 좋지 않은 선입관을 갖고 있었는데,
주유소에서 라떼마신이후 이미지가 계속 좋은 쪽으로 바뀌고 있음
근데, 페리터미널 바로 옆이라는 지리적 잇점외에는 아무런 기대감 없었던 이 캠핑장..
(이름부터 왠지 후져보이고)
진정, 대박이었다.
바다 건너 베네치아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
아~ 베네치아를 조망하는 캠핑장이라니..
시선을 조금 돌리면, 빛망울 속에서 바다를 가르는 카약들까지 ~
밤에도... 캠핑장앞 바다는 뱃길을 안내하는 가로등으로 여전히 아름답다.
단체 학생들과 젊은 백패커들이 많아서인지, 캠핑장 카페도 시끌벅적 활기찬 분위기
물론 오토캠핑구역과는 거리가 멀어 소음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수준..
저녁 식사후 포근한 시간 ~
음식, 과일, 야쿠르트, 술, 게임, 가족
애인빼고 다 있네 ~
오늘 깔딱고개를 두개씩이나 넘느라 고생했다. 캠핑카 ~
바다건너 달아래 베네치아가 있다
■ 6일차 – 9/18(수)
도시 |
주요 활동 |
세부내역(주소/전화번호) |
Grossglockner High Alpine Road (B107) |
ⓑFusch |
Ferleiten, 도로상태 안내 +43 6546 650 통행료 33유로 (차량기준, 캠핑카는 승용차 기준요금) |
Fuscher Toer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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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ligenblut |
St. Vincent Church | |
ⓓ Camping Fusi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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