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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캠핑카 호주여행

호주 캠핑카 여행 아홉째 날 -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NGV), Melbourne

by DamDong 2012. 3. 3.








아침..
한국에선 맨날 시리얼/바나나/빵만 먹다가 정작 해외에 나와 제대로 된 '아침밥'을 먹는구나 ~
근데, 밥보다도 더 좋은건, 여행중엔 네식구가 삼시세끼 늘 함께 식사한다는 것..














오늘은 미술관 가는 날..
'캠핑카 여행'과 '미술관'은 어딘가 서로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언젠가 부터, 새로운 도시에선 늘 미술관을 찾는게 버릇처럼 되어버렸다. 














물론, 아이들에겐 '지루함'을 각오해야 하는 날,
어제 박물관에서 재미있게 놀았으니, 지루하더라도 오늘 하루는 엄마 아빠한테 양보 좀 해라 ~















전 날, 멜버른 박물관에서 예사롭지 않은 디자인 감각을 맛 본지라..
미술관에 대한 은근한 기대같은게 있었는데..














다소 평범한 외관과 달리,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방문객을 압도하는 빛그림자....
많은 미술관들을 다녀 봤지만, 이렇게 자연광을 예쁘게 활용하는 미술관은 처음이다. 


 













규모나 소장품목에선 아기자기한 수준이지만,














역시나 예사롭지 않은 디스플레이 센스..













서양미술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에드워드 번 존스의 운명의 수레바퀴 (Wheel of Fortune)..
프랑스 오르세에 있는 작품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작 오르세에선 본 기억이 없고, 여기서 본다. 

여신이 굴리는 저 바퀴에 따라 인간지사 새옹지마 어쩌고 저쩌고 하는 주제인데..
내 눈엔 .. 여자가 굴리는 수레바퀴에 매달린 두레박 팔자 남자인생으로 보인다는... 응? -.-;













                                                                                                                                              <Johan Zoffany, Roman Charity, 1769>
이 민망한 그림은..
한때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루벤스의 <시몬과 페로, 혹은 아버지와 딸>의  Johan Zoffany 버젼..
옥중에서 굶어 죽어야 하는 아버지를 면회온 친딸이 허기진 아버지에게 수유한다는 내용인데,
'효'에 대한 옛 로마 계몽서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인터넷에선 많이 봐왔지만 실제 그림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과장되고 드라마틱한 화풍의 루벤스 보다는 노인의 공허한 시선을 잡아낸 Zoffany 그림이 더 깊이 있어 보인다. 















오호~ 어딘가 친숙한 이 그림.. Gustave DORE의 Little Red Ridig Hood (1862)
1862년작이니 그림형제가 동화로 각색한 이후에 그려진 그림인데, 두개의 빨간 모자 원작(?)중 잔혹버젼을 모티브로 한 그림..
즉, 늑대에게 속아 자기 할머니의 살과 피를 먹은 빨간모자 소녀는, 결국 늑대에게도 머리부터 잡아 먹힌다는 내용..
우리가 아는 동화의 대부분은 근대에 들어와 순화된것으로, 오리지날 동화들은 정말 잔혹하기 그지없고, 결말도 대체로 비극적이다.
그러고 보면 의인화된 동물들을 내세워 적절한 비유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솝우화야 말로 최고같다는..














아시아전...의 중심은 역시..
중국과 일본..
조금 더 넓히면 인도의 간다라 미술정도?
 













개인적으로 한국의 미륵반가사유상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해외미술관에서 인지하는 한국 고전미술은 아직 몇 개의 청자 백자 그릇밖에 없는 듯 ~  
그마저도 여기선 볼 수 없었다..  













중국 왕조 연대표..  
학교 다닐때 저렇게 공부했더라면 ~














미술관 중앙홀을 장식한... 현대판 스테인드 글라스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멋짐 ~









 



 


천정도 멋지지만,
그 아래 널부러져 있는 관람객의 자유분방함이 더 멋져 보임..
엄숙한 한국 미술관에선 참 보기 힘든 광경...





























복도 한쪽을 장식한 헨리 무어의 작품과













미술관의 MSG 피카소...
아무튼 대작은 없어도 구색은 다 갖추었다.














작품명.. 무













요건 재작년 동경 모리미술관에서 와이프랑 같이 봤던 작품같은데...
무슨 다큐멘터리 필름같았는데, 젊고 예쁜 여배우가 안나와서 거의 기억에 없던 작품.














이날 미술관람의 하이라이트....
점심 도시락 까먹기..














내 생애 가장 럭셔리한 점심식사였다.
음식이 비싸서가 아니라,













뒤로 로뎅의 발자크 동상과(左), 페라난드 레제의 벽화(中), 그리고 헨리 무어의 여인상(右) 등..
주옥같은 명작들 배경으로 깔고 김밥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  

 











                                                                                                                                                      <Fernand LEGER, Grand Parade>

배가 부르니 표정들이 좋구나 ~ 



 












세잔의 풍경화,
대작은 없지만 마네, 모네, 쿠르베... 등 , 근대의 유명하다 싶은 화가들 작품은 대부분 갖췄다.
사실, 미술관안에만 있으면, 여기가 호주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 버린다는,














예전 Art Talk 님 강의에서 알게되었던  Raoul DUFY의 Regatta at Deauville 가 여기 있네 ~












이 곳 미술관의 변변찮은(?) 인상파 작품 중 비교적 알려진 작품인 PISSARRO의  Boulevard Montmartre.. 

그리고 그림 앞에서 장렬히 전사한 둘째 아드님..




 



 






그래.. 얼마나 따분하고 지겨웠겠냐..
그래도 여기까지 따라온 것만 해도 대견하다 ~

 











 


미술관 엘리베이터...
일부러 빛이 저렇게 벽을 타고 들어오도록 설계한 것일까?














호텔체인인 소피텔에서 후원하는 사진전?
예술과 기업마케팅의 접목은 이미 보편화된지 오래지만,
미술관에서 이렇게 특정 기업의 후원섹션을 별도로 마련한건 처음 본다.















거울을 흉내낸 사진자체도 묘~하지만,
사진속 모델의 시선이 관람객을 뒤쫒는 듯한 느낌에 섬뜩 ~




























클림트의 키스를 모티브로한 귀여운 자기 인형 ~
이거야 말로 원조 피규어 ~














왜 내가 사진찍을 때마다 아리따운 여인이 지나가는 것일까?













피카소와 함께 현대미술관의 2대 MSG가 돼버린 워홀 ~
수 십년전 스타일이지만, 워홀의 작품은 지금봐도 여전히 세련미가 넘친다...

 

























 

이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
호주 원주민들의 문양을 작품화 한 것인데,..
색감이 독특하면서도 상당히 세련된 느낌..
패션이나 다른 디자인쪽에도 충분히 응용될 수 있을 듯 ~

 




 








그러나,  NGV의 가장 빼어난 점을 꼽으라면,
작품이 아닌 바로 이 곳,
The Kids Space













대형 미술관에서 어린이  미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종종 봤지만,
이처럼 넓은 전용공간을 이토록 세련된 색채로 꾸민 곳은 본 적이 없다.













이건 뭐 ~
손 때묻은 미술소품만 굴러 다니는, 그렇고 그런 Kids Space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공간..













넌 이제 여기서 놀기엔 좀 크거든...













미술관 관람 후...
멜버른 다운타운을 도보로 통과해 우리가 향한 곳은...













낙서 골목 ~
미술관에서 그림 지겹게 보고 왔는데, 또 그림(?)
둘째 좌절 ~















낙서만 있는게 아니라 신발도 있다. 
저기다 신발 던진 사람들, 집엔 뭐 신고 갔을까? 














헉! 너 신발 어딨냐?












드디어 캠핑장으로 ~
힘들었지?  니 심정안다.  옷 쇼핑 따라 끌려갔을 때의  피곤함.. 뭐 그런거겠지?

 













이날도 역시... 수영으로 마무리...
근데,
그렇게 수영을 좋아라 하면서도, 수영을 못하는 이유는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