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기차를 탄다고 해서,
은하철도 999와 메텔의 그 므흣한(?) 분위기를 떠올렸는데,
현실은 토마스 기차 -.-;
출발지인 Belgrave 역...
이름만 보면 무슨 동유럽에 있는, 멋진 남녀 주인공이 나찌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이별의 키스를 하는 그런 역같은데 ~~
현실은 땡볕아래 길게 줄서서 표끊어야 한다는 ~
어쨌거나 진짜 증기기관차 ~
보기엔 낭만적이나..................무척.............. 매연이 많다. -.-;
1926년 맨체스터産.. 이니..
이 할아버님과 거의 동갑뻘?
근데, 다른 많은 직원들과 같이 무려 자원봉사자이심 ~
마침내 ... 움직인다 ~
증기기차는 94년 콜로라도, 10년 캘거리에서 타보고 세번째인데,,
이 기차는 특이하게도...
이렇게 탄다..
물론, 안쪽에 의자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만,
발 내놓고 타면서 느끼는 이 독특한 분위기...
두꺼운 유리창안의 패쇄감이 아니라,
바깥 바람과 함께 철로를 찰캉거리는 소리가 그대로 흘러 들어오는 상쾌한 개방감이랄까.....
물론, 좀 더 스릴있기도 하고,
왠지 더 친밀한 느낌....
아아~ ~ 내 로망
저런 바이크로 세계일주하는게 내 꿈인데,
물론, 혼자하면 심심하니까,
이 커플처럼 뒤에 애인(?) 태우고... 그러면 로망이 아니라 老妄 인가?
첫번째 역,
낡아서 페인트가 벗겨진 저 벤치가 어찌 그렇게 잘 어울려 보이던지..
맛배기로 타는 사람들은 이 역에서 내려 건너편 기차로 갈아 타고 돌아간다.
우리 가족은 오늘 스케쥴 널널하니 계속 가기로 ~
기차가 숲을 통과하며 휙휙 지나쳐 가는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군시절 휴가나와 봤던 아비정전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필리핀 우림을 지나가는 기차안 장국영과 그의 시선으로 보여지던 숲속풍경..
어찌나 멋졌던지...
21년전 그 극장안과 스크린속 장면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두번째 역, 에메랄드..
역시나 내리지 않았다. 우린 시간이 많으니까...
Lakeside 역에서 돌아오는 기차로 갈아타고 Belgrave 돌아왔다. 왕복 약 2시간쯤 소요..
원래는 편도 각 한시간씩이지만, 옛날 기차이어서인지... 연착
기관사에게 부탁하면 잠시 올라타게 해준다.
이날의 숙박지,
Ashley Garden Big4 Holiday Park,
멜버른 다운타운에서 불과 30분 거리..
거대한 규모답게,
다른 곳에선 한 두대 이상 보기 힘든 캠핑카들이 구역별로 도열해 했고,
가족형 돔텐트에서 미니텐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근데, 미국, 뉴질랜드, 호주에서 보는 캠핑족들은 장비가 참 간소하다.
하긴.. 여기서 장비가 좀 더 많아지면 아예 모빌홈으로 업그레이드해버리거나 캠핑카를 렌탈해 버리니..,
우리 눈에 보이는 텐트족들은 장비가 간소할 수 밖에 ~
그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전동식 타프(?)를 사용..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 여유로움..
형아, 인생이 뭐라고 생각해?
내 기억속에서
가장 여유로웠던 하루..
가장 비싼 인테리어 소재가 빈 공간인 것 처럼,
가장 사치스러운 여행은, 비싼 호텔에서 자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빈 시간이 많은,
그런 여행일지도 모르겠단 생각..
근데, 말이야 쉽지.. 그런 여행하기가 어디 쉽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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